이만식(사회2부 차장)

경북 군위군이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이는 국보 제306호인 삼국유사가 700여년 전 군위 인각사에서 보각국사 일연 스님에 의해 편찬됐다는 점을 널리 알려 지역 홍보 및 관광객 유치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군위군은 현재까지 3만도 안되는 인구에다가 인근의 대구·구미 등 대도시에 가려 뚜려한 이미지 부각에 어려움이 많았다. 변변한 축제 하나 없고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라고 해봤자 오이·사과가 전부지만 그나마 소규모여서 타 시·군에 밀려 항상 묻혀져 왔다. 이번 만큼은 다르다. 박영언 군수가 "삼국유사가 모든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있으면서도 정작 군위에서 집필됐다는 점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면서 "삼국유사와 유서깊은군위가 함께 국민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도록 관련 사업 등을 올해부터는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특히 10여년 동안 3선 군위군수를 하면서 지역의 농업, 도로, 문화·체육시설 등 기반 시설은 거의 갖추어 졌기 때문에 앞으로 군위를 알리는데 주력해 나가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우선 지난 3월부터 군위군청 새마을과 관광담당을 '삼국유사 담당'으로, 사업소인 교육문화체육회관을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으로 각각 명칭을 변경하는 등 삼국유사와 군위를 연계한 다양한 홍보 및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삼국유사 담당 전화번호도 (054)380-6868에서 380-3964(삼국유사)로 발빠르게 바꿨다. 470여명의 전체 공무원들의 명함에도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라는 문구를 새겨 넣도록 권유했다. 이와 병행해 학술·종교·문화·언론 등 다방면에 걸친 전국의 삼국유사 전문가 13명으로 '삼국유사 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 운영에 들어갔다.

최근에는 한박자 더 나아가 고로면 화북리 인각사 일원의 삼국유사에 의해 전해지는 각종 설화·신화 등을 소재로 한 '삼국유사 문화랜드' 조성을 위한 기본 및 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을 대구경북연구원에 1억여원을 들여 의뢰할 정도로 관광객 유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공무원들도 적극적으로 3억원을 들여 차량 통행이 잦은 군위읍 서부리 중앙고속도로 군위 IC 입구에 군위가 삼국유사의 고장임을 알리는 내용을 담은 대형 조형물을 설치하고, 중앙고속도로와 국도 5호선이 지나는 군위읍 서부리 군위체육공원에도 이런 내용을 새긴 홍보판을 4·5월중에 세울 계획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외부적으로도 삼국유사 고장 군위를 알리기 위한 사업에도 정열을 쏟고 있다. 대구·군위에서 운행 중인 시내버스 및 택시 140대 외부에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 문구를 새긴 랩핑광고판을 부착하고, 이와 함께 삼국유사 시가집(향가, 찬시 등)과 삼국유사·군위 홍보 안내 책자 각 3천부를 제작, 전국 지자체 및 공공 도서관, 출향인 등에 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평소 주말 등에 중앙고속도로 군위상·하행선 휴게소에서 상춘객 등을 대상으로 군위가 삼국유사의 산실임을 알리는 홍보 전단물을 나눠 주고, 삼국유사를 집필한 일연선사 열반 719년 추모 다례제 시기인 8월에는 '일연문학상'· '일연학술상'· '청소년 문예공모전' 시상식도 함께 열어 부각시킨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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