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숙 포항YWCA 사무총장 美서 YWCA 첫 접해 13년째 실무 맡아

"내 가족이 행복하려면 지역 사회가 건강해야 해요. 민간봉사단체 활동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올해로 창설 30주년을 맞는 포항YWCA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이은숙 사무총장.

서울 출생으로 이화여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그는 결혼과 함께 살게 된 포항을 제2의 고향으로 삼고, 오랫동안 민간봉사단체 활동의 선두에 서왔다.

포항YWCA 사무총장직만 13년째 맡고 있는 그가 YWCA를 본격적으로 접한 것은 미국에서였다.

"남편의 유학을 따라 건너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유학생 부인들이 참여하는 YWCA 국제친선부의 대표를 맡았어요. 당시 그곳에선 은퇴한 교사들이 무료로 영어를 가르쳐주고, 아이들도 돌봐줬거든요. 5년간 미국에 머물면서 많은 것을 배웠죠."

귀국 후 자연스럽게 포항YWCA에 문을 두드린 그는 그동안 익힌 선진적인 자원봉사활동을 토대로 지역에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강의실을 만들어 서양요리반을 개설하는 한편, 챠밍댄스 교실과 가사도우미 사업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된 것.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후에는 다양한 계층을 위한 사업에 주력했다. 청소년들의 놀이 문화를 유도하고 아나바다 장터를 만들었으며, 노인대학을 개설하고 소외계층의 일자리 제공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가족상담센터와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소비자 상담실 또한 YWCA의 중요한 업무가 됐다.

특히 여성의 취업을 돕기 위해 시작한 가사도우미, 간병인, 요리사 양성 프로그램은 1998년 여성인력개발센터 개관으로 빛을 발했으며, 육아전문지원센터는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이뤄냈다.

"자기개발에 서툰 여성들이 직업의식을 갖고 취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어요. 여성가장이면서 장애인이었던 한 분은 2년 동안 의류수선사 훈련을 받고 인력개발센터 내 재봉교실에서 수선하는 일을 했었는데, 손님의 권유를 듣고 포스위드에 응시해 정규직으로 취업하기도 했어요. 그럴 때 가장 보람이 큽니다."

그는 민간봉사단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회원'이라고 말한다. "회원 없는 단체는 껍데기"라는 그의 신념처럼 회원 한 명 한 명이 모여서 이같이 많은 활동을 가능케 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회원이 돼 자원봉사에 동참해주길 바라는 것은 그에게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개개인의 삶의 질이라는 것은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누릴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는 의미거든요. 이를 위해서는 민간봉사단체 활동이 활발해야 하죠.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여유만큼 봉사활동에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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