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결혼이주여성 다도 가르치다 사업 뛰어들어 2년 반 만에 10여쌍 성사
활동적 기운 가라앉히려 다도 시작…10년째 베테랑 다도 예절 강사 활동도

황진희 다도 예절 강사(럭스클럽 포항연락소 운영)

"엄마처럼 대해주는 결혼이주여성들을 보면 그저 예쁘고 고맙습니다."

결혼정보업체 럭스클럽 포항연락소를 운영하고 있는 황진희(56)씨.

오랫동안 레크리에이션 강사로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의 진행을 도맡았던 그가 결혼정보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결혼이주여성들에게 다도 예절을 가르치면서 부터다.

"2005년부터 2년여 간 학산복지관에서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 다도 예절 수업을 진행했어요. 지금은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아졌지만 당시만 해도 처음 있는 일이었죠."

수업을 통해 10여 개국 결혼이주여성을 만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사람 만나는 거 좋아하고 말 잘하는 성격에 딱 맞는 일이라며 주변에서 추천해준 사업이 바로 결혼정보업이었다고 한다.

한 눈에 보기에도 활발한 성격에 다도 예절 강사라니 의아할 법도 한데 "이래 뵈도 한국차인연합회와 포항차인회에 10년 넘게 몸담고 있는 베테랑"이라며 웃는다. 영업사원과 레크리에이션 강사 등으로 활동적인 직업만을 택해온 자신의 기운을 가라앉히기 위해서 시작했단다. 지금은 포항영일고에서 학생들에게 다도 예절을 가르치고 있다.

"2007년 결혼정보 일을 시작하자마자 포항시에서 시행하는 '농어촌 총각 국제결혼 지원사업'에 운 좋게 참여하게 됐어요. 지역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농어촌 총각들을 만났습니다. 결실을 맺지는 못했지만 시장조사 하나는 제대로 했죠."

일을 시작한지 2년 반 만에 10여 쌍을 성사시킨 그는 단순히 일로써 사람을 대하기보다 가족처럼 신경 쓴다. 결혼이 성사된 후에도 자주 연락하는가 하면 저녁을 같이 먹기도 하고, 출산을 하면 꼭 찾아가본다. 그가 엄마 역할을 자청하는 이유는 "그들에게는 내가 제일 처음 만나는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일에 관련되다 보니 급감하고 있는 출산율에 대한 걱정도 크다. 혼인 연령과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저출산이 당연시되는 것은 물론, 경제적 여유가 있는 싱글들이 늘어나고 있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

"요즘은 올드미스를 넘어 골드미스가 늘어나고 있죠. 하지만 직업이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결혼은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혼을 하지 않으면 세상사는 재미의 10분의 1도 못 느끼게 되거든요."

그는 6월말께 싱글들을 한 자리에 모으는 특별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레크리에이션 강사시절 기질을 발휘, 맞선을 두려워하는 싱글들에게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하면서 자연스럽게 만남의 자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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