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웅기자

“떡줄 사람도, 김치국도 아직 없는 상황에서 시민들간에 방폐장 유치와 반대를 두고 민심이 갈라지니 걱정입니다”

태권도공원경주유치 탈락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방폐장 유치와 반대를 주장하는 국책사업 경주유치 추진단과 경주핵폐기장반대위가 앞다퉈 성명서 공방을 벌이자 지역민들이 크게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한쪽에서 “경주시가 최근 각 읍면동에서 농번기를 맞아 손이 열개라도 모자라는 시기에 방폐장 유치와 관련해 주민 홍보회에 농민들까지 동원한다”며 볼멘 소리가 터져 나오는가 하면 한쪽에서는 “집단적인 시청 항의 방문으로 시민들에 정확히 알려야할 방폐장 유치에 대한 실상을 매도한다고 맞불을 놓아 지역 정서가 혼란에 빠졌다”고 되받아 치고 있다.

지난 23일 오전 경주핵폐기장반대위에서 경주시청을 방문해 방폐장폐기물 관리시설 관련 설명회를 즉각 중지 할 것으로 요구하고, 경주시장의 분명한 입장과 만약 이같은 주장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시장 퇴진과 내년 지자체 선거에 재출마시 낙선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경주핵폐기장반대위의 항의 방문이 이틀 지난 25일 오전 국책사업 경주유치 추진단은 반박 성명서를 즉각 발표했다.

시민들의 알궐리를 가로막는 집단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경주시는 중·저준위 원전수거물 관리센터의 정확한 정보를 재공하라고 요구했다. 지금까지 진행된 양측의 기세로 미뤄보면 전초전 치고는 서로의 입장이 너무 달라 장기적으로 충돌할것 같은 양상이다.

사태가 악화되자 일부 시민들은 양쪽 모두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찬성과 반대에 나서는 모두가 자신들이 해야할 고유업무를 망각하거나 너무 성급한 생각이 앞서 지역민들간의 감정의 골을 판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 문제는 그리 무지하지 않은 30만 시민들 스스로에 맡기고 판단토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의 한 인사가 말한 “경마장유치와 태권도공원 불발에 이어 다시 되살아나는 방폐장유치 문제가 경주를 옭매고 있는 문화재 보호법 보다 더 징그럽다”는 표현이 거북하지 않는 것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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