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전문가 김무숙 씨

디스플레이 전문가 김무숙 씨

"꽃보다 아름다운 것이 없습니다. 꽃은 사람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지요."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꽃을 보면 향기에 취하고 그 매력에 푹 빠진다.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이러한데 아름다운 꽃을 매일 보고 만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도편난경(陶片蘭瓊), 깨어진 자기 한 조각이면 아이디어에 따라 무궁무진한 풍경을 만들어 내는 사람, 꽃과 함께 하는 전문직업인 디스플레이 전문가 김무숙씨(60).

▲ '경주 술과 떡축제' 에서 디스플레이 전문가 김무숙 씨가 선보인 작품들.

동양꽃꽂이 연구가, 전시 전문가로 불리는 그는 미개척분야였던 테이블세팅을 전문으로 했고 떡과 꽃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식탁을 만들어내는 신의 손을 가졌다.

'떡도 꽃처럼 아름답게 과일도 아름답게.' 이것은 그가 추구하는 생활철학이다.

큼직한 국가 행사에만 초빙된다는 그는 대통령 헤드테이블도 다년간 디스플레이 할 정도로 뛰어난 예술적 감각을 지닌 인물이다.

경북 청도에서 출생해 줄곧 대구서 공부한 그는 결혼과 함께 전업 주부가 됐다. 그러나 잠재된 예술적 재능은 어쩔 수 없었다. 여가 시간을 활용해 시작한 꽃꽃이와 요리가 각광을 받으면서 디스플레이 기획 전문가까지 됐다.

농업진흥청이 쌀소비촉진을 위해 농업기술센터와 협약한 '제 1회 경주 술과 떡 축제'에서 모든 DP를 맡으면서 그는 해외에 까지 알려지게 된다. 이후 농업진흥청에서 실시한 각종 행사에서 굵직한 상들을 받으면서 국가적으로 치루는 행사마다 불려다닐만큼 유명 인사가 됐다. 제 1회 대구 달구벌 축제 DP도 직접 했으며 제 2회 술과 떡 축제에서는 나뭇가지에 꽃을 만들고 열매를 매단 작품으로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김씨는 안면도 세계 꽃 박람회 야생화관 DP도 맡고 있다. 하지만 다소곳하고 조용한 성품 탓에 남의 앞에 나서길 꺼려하고, 그의 남편 여태현씨 또한 아내의 건강을 염려해 대내외 활동을 전폭 지원하지 않아 자신을 꼭 필요로 하는 곳에서만 활동을 펼친다. 여기 저기 다니면서 디스플레이도 해야 하고, 하루 종일 꽃과 물을 만져야 하기 때문에 육체노동에 가깝다는 것이 남편 여씨의 주장이라고 한다.

농업진흥청서 실시하는 농산물 전시때만 되면 빠지지 않는 인물이 김무숙씨다. 그래서 그는 꽃뿐만 아니라 떡문화를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자부심만큼은 대단하다.

서울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그의 다가구 주택 옥상에는 철따라 온갖 꽃들이 피고, 온갖 과일이 싱그러운 계절을 연출한다. 그의 손만 닿으면 식물이 생기가 돋고 잎을 피워낸다. 이쯤되면 식물과 대화를 나누는 특이한 사람이 아닐까? .

"음식으로 장난치지 말아야 합니다."

앞서가는 입장에서 안타까움이 많다는 그는 이제 궁중음식 한과전문 최순자씨, 사찰음식 전문가 선재스님(월정사), 궁중요리 전문가 등의 전시·기획·디스플레이를 한다.

"꽃·음식 전문이기 때문에 꽃의 특성과 꽃말 등에 따라 행사디자인을 책입집니다."

김무숙씨는 하루 일과를 새벽부터 시작한다.

"생각보다 활동량이 많아요. 실내원예 강의도 나가고 식물 같은 경우 건강하게 자라도록 하기 위해 항상 신경을 써줘야 합니다."

매일 식물들이 뿜어내는 신선한 산소 속에 있다보면 어느새 스트레스도 사라진다는 그는 이 모든 것을 식물을 좋아하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았다고 한다.

"아버지가 마당 가득 꽃을 잘 길러놓고는 모든 사람을 부르 듯 대문을 활짝 열어놓았어요."

아버지를 닮아 자연을 옮길줄 아는 안목을 지니고 끝없이 추구하는 능력을 지닌 김무숙씨.

10년도 훨씬 전, 항아리를 뒤집어놓고 아기자기하게 연출하던, 항아리 DP를 널리 보급시킨 일등 공신. 꽃과 떡을 접목시키기 위해 천연 재료를 개발, 색색깔의 떡을 개발해 낸 장본인, 꽃꽂이를 통해 우리 전통문화를 되살리려 노력하는 사람, 불모지에 우리 것을 가꿀줄 아는 그의 안목 덕분에 디스플레이는 이제 우리 생활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것들이 돼 있다.

하루 종일 꽃과 함께 하면서 좋은 공기도 마시고, 즐겁게 일할 수 있어서 좋다는 그는 꽃뿐만이 아니라 식물을 활용해 건물조경, 인테리어 디자인 등 분야를 넓혀가고 싶어한다. 시들어가는 꽃 잎 하나도 허투루 보지 않는다. 지금도 외국 잡지를 보면서 자료조사도 하고 항상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다.

정성껏 가꾼 옥상 텃밭에서 전원생활을 만끽하고 있는 그는 순수 동양 꽃꽂이 연구에만 30여년을 바쳐온 결과물로 꽃꽂이에 관한 책을 체계적으로 담아 발간하려 한다.

"전원생활을 꿈꿔보지 않은 사람 어디 있습니까. 작은 공간 이라도 가꾸면 하늘 아래 하나 밖에 없는 나만의 공간이 됩니다."

식물은 원천적으로 땅에서 자라니까 환경사랑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그는 자연스러운 것이 아름답듯이 자연에 거스르지 않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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