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집ㆍ찜질방 등에 모여 '대∼한민국'

한국의 6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 걸린 대(對) 쿠웨이트 전이 열린 9일 새벽 많은 시민들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샜다.

비록 우즈베키스탄전과 같은 대규모 길거리 응원은 없었고 평일인 데다 한국시간으로 새벽 2시45분에 경기가 시작했지만 축구팬들은 한 마음으로 TV 생중계를 지켜봤다.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종로와 강남, 신촌 일대의 호프집, 주점, 카페는 '쿠웨이트전 방영합니다', '대형스크린 설치' 등 홍보문구를 문 앞에 크게 달고 대형 TV를 마련해 손님을 끌어들여 오랜만에 '축구 특수'를 짭짤하게 봤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진 않았지만 주택가의 24시간 운영하는 찜질방에서도 응원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시내 아파트 단지는 경기시간이 가까워 오자 하나둘씩 집안의 불이 켜지기 시작했고 전반 18분 '축구천재' 박주영의 첫 골이 터지자 축구팬들은 이른 새벽시간임에도 큰 목소리로 환호성을 질렀다.

축구 국가대표팀 응원단 '붉은 악마'는 길거리 응원 대신 대학로의 '축구 쉼터'에 모여 "대∼한민국"을 외쳤다.

친구들과 종로의 호프집에 모여 응원을 했다는 정혁만(28)씨는 "어제 회사를 마치고 집에 들러 다음날 출근 준비를 하고 나왔다"며 "한국팀이 기대 이상의 점수로 쿠웨이트를 이겨 피곤한 줄도 모르겠다"고 기뻐했다.

새벽 5시께 경기가 끝나자 바로 직장으로 출근하는 시민도 눈에 띄었지만 피곤함보다 한국팀의 '4대0' 대승으로 6연속 월드컵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는 기쁨으로 한결같이 밝은 표정이었다.

집에서 TV로 경기를 본 강형우(33)씨는 "경기 시간이 애매해 볼까말까 고민을 하다 사실상 월드컵 진출을 결정하는 중요한 경기여서 보기로 마음먹고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어 새벽 3시쯤 일어났다"며 "경기가 끝난 뒤 1시간 정도 눈을 붙이고 출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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