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재 훈<포항강변교회 목사>

사람은 스스로 독한 마음을 먹으면 자신의 생명을 끝낼 수 있을 정도로 무섭기도 한 존재이다.

실제로 주변에서 자신의 생명을 자신의 의지대로 끝내 버린, 그래서 우리 곁을 떠나버린 사람들도 있다.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으면, 얼마나 괴롭고 아팠으면 그랬을까?’ 하며 연민의 정을 보내보기도 하지만 ‘그래도 살았어야지!’ 하는 결론에 이르는 것은 사람의 목숨은 스스로 끝내기에는 너무 소중하고 귀중한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자기 생명을 파탄 내는 사람이나, 또는 남의 생명 하찮게 여기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자신에 대한 일그러진 모습을 간직하고 있거나 세상을 살아 갈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신을 향한 자신의 모습이 일그러져있기 때문에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타인의 생명도 하찮게 여기게 되는 것이다.

물질적인 것이 정신적인 것을 앞서 나가는 현실 속에서 충분히 감안할 수 있는 문제다.

돈이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 될 것이라는 착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상은 물질의 문제가 아니다. 물질 문제인 것처럼 보일 뿐이다. 물질보다도 더 심연의 깊은 곳에 숨겨진 것이 있다. 바로 파괴된 자아상이다. 자아상이 파괴되는 경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어릴 때는 부모의 사랑의 여부에 기인할 수 있겠고, 성장 과정 속에서는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공부(성적)라는 경쟁이 원인일 수 있다.

그리고 사회인이 되었을 때는 무능력이 원인일 수 있다. 사랑의 결핍 현상과 경쟁에서 패배했을 경우, 그리고 무능력자로 낙인이 찍힐 경우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건강한 자아상을 형성하기가 어렵다.

한 번 파손된 자아상은 회복하기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더 심각한 방향으로 자신을 몰아넣고, 그것이 자신의 인생을 침몰시켜 버리게 된다.

돈 때문에 세상을 등지거나 다른 사람을 해치는 사람들, 공부 때문에 세상을 떠나버리려는 아이들, 취업 문제 때문에 세상을 등지는 젊은이들, 구조조정으로 인하여 직장에서 나이보다 일찍 퇴출당하여 의기소침해진 사람들, 사기당하고 배신당하여 우울증에 빠져 버리거나 폭음으로 인하여 알코올 중독에 빠진 사람들, 이혼 당하여 그 눈물을 담을 곳이 없어 은둔 생활을 하는 사람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건강한 자아상을 상실해 버렸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외적인 조건이나 요소에 의하여 자신의 자아상을 형성하거나 상실하는 경향이 있다.

외적인 조건은 언제나 변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것이 돈이든, 성적이든, 직장의 서열이든...사랑도 우정도 그렇다.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다. 변하는 것이 세상이고 사람이다. 어느 것도 영원히 우리 자신들을 지켜 주거나 보장해 줄 수 있는 것은 없다.

단지 삶의 주변은 변해도 우리의 내면적인 모습만은 변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 건강한 자아상을 가지는 길이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잘남과 독특함에 대해서 인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존재이다. 나는 무엇인가 할 일이 있어서 이렇게 태어났다. 어느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수 없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이것은 상대적인 것이 되어서 안 된다. 절대적이어야 한다. 교만이 아니다.

얼마 전, 미국의 한 여인이 삶을 포기하고 죽고자 결심하고 실천에 옮기려 할 순간에 그녀는 한 권의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책 제목은 ‘목적이 이끄는 삶’ 이었다.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로 익히 알려져 있다.

미국의 새들백 교회의 릭 워렌 목사가 쓴 책이다.

이 책에서 그 여인은 “ 당신은 이 세상에 유일한 존재이다. 이 세상에 목적 없이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당신도 목적을 가지고 태어난 존재이다.” 라는 구절을 접하면서 자신의 삶을 새롭게 시작했다는 것이다. 책 속의 한 구절이 그녀의 삶을 새롭게 변화시켜 준 것이 되었다.

그렇다. 세상이 무너져 내려도, 천지가 개벽을 해도 내 자신은 유일한 존재로 세상에 태어났고, 무엇인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이것을 믿어야 한다.

이 믿음이 있는 한 우리는 자신의 자아상을 아프게 만들 수 없다. 주어진 삶의 환경이 변하고, 사람들이 변해도 덩달아 아파하거나 괴로워말고 건강한 자아상을 가지고 건강한 세상을 만들어 건강하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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