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현철기자

얼마 전 한 광역 단체장이 간부회의에서 공직자들의 근무기강 해이를 강도 높게 질타했다는 내용을 접할 수 있었다.

지시나 명령이 일선 부서에 잘 먹혀들지 않고 직원들이 업무는 제쳐두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다음 단체장 선거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입방아를 찧는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는 단체장 선거를 1년 남짓 앞두고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에서 공통으로 겪고 있는 문제인 듯 싶다.

말하자면 레임덕 현상이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3선 단체장들은 3연임 금지규정 때문에 더 이상 출마할 수 없음으로 자연스럽게 권력누수가 나타나고 있다.

달성군도 현 박경호 군수가 비록 2선이지만 최근들어 이같은 현상이 부쩍 눈에 띠고 있다. 26일 있을 법원의 선고결과에 따라 업무가 정지되느냐 아니면 임기 후반기 남은 공약사항에 대해 박차를 가해 나가느냐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재판결과를 앞두고 일부 간부 및 하위직 공무원들의 근무기강 해이가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군청 모 과장의 경우 관내에서 시행되는 사업에 대해 철저히 관리감독 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발생하지도 않았는데 왜 우리가 해야 하느냐는 식으로 오히려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일반 민원인들이 진정을 해도 성실히 알아보고 해결해 나감이 원칙 일텐데 담당기자가 제보를 받아 진상조사를 부탁했음에도 민원이 발생하지 않아 조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한 것은 최근 단체장의 처해진 현실을 반영하는 듯해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또한 이번 주간은 전시를 대비한 군, 경, 유관기관 합동으로 2005 을지훈련이 실시되고 있다. 상황실 근무자의 경우 언제 발생할지 모를 상황에 대해 항상 긴장된 자세로 상황파악을 하고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상황근무자가 아닌 일반인이 상황실에 들어와 이것 저것을 살피고 서류를 뒤적이는 데도 어떻게 왔냐는 물음도 없이 컴퓨터를 통해 만화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전시상황과 동일한 형태로 을지훈련이 실시되고 있고 더욱이 상황실 근무자가 한명도 아니고 두 명 모두 컴퓨터 만화에 빠져 있다는 것은 공직자들의 근무기강 해이가 도를 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박경호 달성군수의 리더십에는 그동안 큰 무리가 없었다. 민선3기 박 군수의 공약사업은 총 107건으로 그 중 완료되거나 추진중인 것이 모두 99건이며 미추진된 것은 8건이다. 이중 지하철 1호선 연장, 낙동강 강변도로 조기건설 등 지역개발 분야를 포함한 일부 사업들은 장기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내용이며 재정여건, 환경변화 등을 고려해 볼때 가능한 한 임기 내 공약사항을 완료하겠다고 지난 의회 질의답변에서 설명한 바 있다.

재판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부하직원들이 말을 듣지 않아 조직을 추스르기가 어렵다는 것은 핑계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수장의 지도력에 따라 조직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강한 리더십으로 공직기강을 바로잡아 힘찬 군정을 펼쳐 나가는게 자신에게 보내준 주민들의 성원에 보답하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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