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 끝에 1위로 골인…2시간15분25초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9.삼성전자)가 제90회 전국체전에서 마지막 레이스를 우승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통산 41번째이자 마지막 완주에 나선 이봉주는 21일 대회 남자일반부에 충남대표로 출전, 한밭종합운동장 앞을 출발해 42.195㎞를 달리고 2시간15분25초의 기록으로 제일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1990년 전국체전에서 생애 첫 풀코스에 도전해 2위를 차지하며 마라톤계의 주목을 받았던 이봉주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 2001년 세계 최고 권위의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한국 마라톤의 상징이었다.

특히 이봉주가 2000년 도쿄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7분20초는 아직도 깨어지지 않고 있는 한국최고기록이다.

마라톤 인생 20년 동안 소속팀의 해체, 발바닥 부상 등 여러차례 시련이 찾아 왔지만 그 때마다 성실함과 노력으로 극복해 내며 다시 일어서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쌀쌀한 날씨 속에 이날 오전 8시 한밭종합운동장을 힘차게 출발한 이봉주는 선두그룹을 유지하다 5㎞ 지점부터 선두로 치고 나갔다.

20㎞ 지점을 지나 더욱 속력을 낸 이봉주는 2위 그룹과 거리를 50여m로 벌렸고 레이스는 반환점을 돌면서 이봉주와 유영진(30.충북)의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하지만 30㎞ 지점이 지나자 이봉주의 독주가 시작됐다. 이봉주는 유영진과 격차를 100여m 차이로 벌이더니 35㎞ 지점을 통과한 뒤에는 경쟁자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힘차게 한밭종합운동장으로 들어온 이봉주는 여유있게 트랙을 돌며 결승 테이프를 끊었고 축하의 꽃다발을 받았다.

이봉주는 "마지막 경기를 끝내고 나니 큰 짐을 내려 놓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오늘 레이스는 기록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첫 풀코스에 출전했던 전국체전에서 마지막 레이스를 치른 이봉주는 "앞으로 계획은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 당분간 쉬면서 고민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2시간17분42초의 기록으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유영진은 "따라가겠다는 생각으로 뛰었는데 봉주형 몸 상태가 의외로 좋았다. 중간까지는 경합을 벌였는데, 중간부터 치고나가는 페이스가 너무 좋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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