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길 낭떠러지 오르고 또 오르면 '하늘로 가는 문' 열릴 듯
천길 낭떠러지 오르고 또 오르면 '하늘로 가는 문' 열릴 듯
  • 승인 2009년 10월 29일 23시 04분
  • 지면게재일 2009년 10월 30일 금요일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유복의 명산 트레킹 2 -2 중국 태항산대협곡
도화곡풍경구 초입의 비룡협 글씨가 적힌 절벽이 탐방객을 압도한다.

10월7일,전날 구미 정성균 회장의 부친이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은 후 단체비자 분리로 고민하던 정 회장이 비자문제가 해결돼 새벽 일찍 북경으로 가면서 전화를 했다. 오늘 새벽 운명하셨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정말 애석한 일이다. 임종도 못하고 떠나보낸 정 회장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 모두들 숙연한 마음으로 호텔을 나선다.

임주(林州)를 떠나 안양(安陽)을 거쳐 다시 신향(新鄕)까지 간다. 3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곳이 아홉 개의 연꽃이 피어오르는 형상인 태항산 대협곡 최고의 비경이라 불리는 '구련산(九蓮山)'이다.

도화곡 협곡 사이로 난 바윗길

날씨가 흐려 조망은 별로지만 댐을 막아 강처럼 흐르는 물길을 따라 양편에 쏟아 오른 암벽들이 갖가지 모양새를 하며 탐방객을 압도한다. 넓은 주차장에 많은 관광버스가 있지만 외국인은 우리 밖에 없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비경이지만 중국의 명승구 개발정책인지 몰라도 내국인에게는 벌써 개방했지만 외국인에게는 아직 이른 모양이다.

그림 같은 암봉들을 배경으로 일행이 늘어서 기념촬영을 하고 셔틀버스(8인승)를 타고 10여분을 이동한다. 구련담(九蓮潭)과 천호폭포(天壺瀑布)위용이 앞을 가린다.

직벽에 붙은 지그재그 철계단

120m높이의 천호폭포와 구련담을 끼고 있는 깍아 지른 절벽으로 160m 높이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기 위해 공사가 한창이다. 또 다른 명물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대협곡도 지천인데 각종 시설 또한 가히 대국(大國)답다.

'천제(天梯)'로 불리는 '999계단'이 또 한 번 일행들 기(氣)를 죽인다. 13가구 살고 있는 서련(西蓮), 중련(中蓮), 동련(東蓮) 등의 마을 주민들이 자력으로 만들었다는 계단이다.

이제 막 외국인에게 오픈 하고자 새로 만든 안내판에는 영어, 한국어, 일본어 등이 새겨져 있다.

수직절벽 철계단을 오르는 모습

평균 해발 1200m 서련촌에 위치한 2000여년전 한(漢)나라 때 창건된 불교와 도교가 융합된 '서련사(西蓮寺)'의 유서 깊은 사찰을 둘러보며 구련산 협곡 허리를 감싸 도는 트레킹 길을 전동차로 10여분 이동해 하차 한 곳이 '동련후정궁(東蓮后靜宮)'이다.

여기서 부터는 산길을 도보로 이동한다. 하늘로 가는 문이라 일컫는 '천문(天門)'에서 산서성(山西省)에 위치한 '주가포(酒家浦)'까지 3시간여의 절벽 트레킹이 시작된다. 이 높은 벼랑위에 사는 사람이라곤 서련촌(西蓮村)에 11가구와 중련(中蓮)과 동련(東蓮)에 각각 1가구가 살고 있단다. 천상(天上)의 삶을 살고 있는 듯하다. 아무도 다니지 않을 것 같은 좁은 산길이 지루할 것 같지만 한눈을 팔수가 없다. 오른쪽으로 천길 낭떠러지가 오금을 저리게 하고 가마득한 협곡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오른쪽 수백 미터의 깍아 지른 절벽 사이로 난 길이 가물가물 보이고 거대하고 웅장한 풍광들이 바로 태항산 대협곡(太行山 大峽谷) 파노라마의 하일라이트, 중국의 그랜드 캐년 결정판이다.

절벽을 깍아 만든 기어가는 통로

절벽 벼랑을 타고 만들어진 좁은 계단에는 붙잡을 난간도 없이 수직 벽을 지그재그로 올라온다. 보기만 해도 아찔한 저 계단으로 사람들이 다닌 다는 게 가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현기증 나는 돌계단이 있는 곳이 '노제(老梯)'라고 이름 지어 진 것을 보면 오래된 계단이고 위험한 곳임은 틀림없다.

노제를 지나 1시간여를 더 가다 눈앞에 우뚝 병풍처럼 둘러쳐진 바위산이 '유수성(劉秀城)'이다. 해발 1600m나 되는 암릉으로 둘러 선 자연성곽 모양의 암봉이 중국 '전한(前漢, BC206~AC7)'을 멸망시키고 '신(新, AC 8-23)'나라를 건국한 '왕망(王莽)'과 '후한(後漢, AC 24-220)'을 건국한 '유수(劉秀, 광무제)'가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곳이란다. 유수가 왕망을 이 바위산에서 크게 이겼으며 왕망이 쫓기어 달아난 맞은편 고개가 유명한 '왕망령(王莽領)'이다.

험준한 태항산의 전투는 고대(古代) 뿐만 아니라 근대사(近代史)에도 볼 수 있다. 일제 때 우리 광복군이 중국 팔로군과 연합해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곳이 이 곳 태항산 이다.

구련산 협곡트레킹의 하이라이트는 구련산 초입 주차장 오른편으로 난 협곡 들머리에서 시작하여 수백미터 직벽 협곡사이 바닥 길로 양편의 절벽 한 가운데를 뚫고 '주가포(酒家浦)'까지 4시간을 오르는 것이다.

우리 일행은 서련에서 절벽허리를 타고 주가포까지 왔지만 위에서 보는 협곡의 위용도 좋지만 아래에서 협곡의 심장을 가로지르는 하단 코스가 더욱 구미가 당긴다.

도저히 오를 수 없을 정도의 절벽인 '홍암협곡(紅岩峽谷)'의 '절벽장랑(絶壁長廊)' -절벽을 파서 길을 낸-을 경유해 주가포로 오르는 협곡트레킹이 최고의 멋 일 것 같다.

'주가포(酒家浦)', 하남성에서 산서성으로 넘어 오는 길목에 있는 소박한 산골마을 인데 '술집 많은 곳'(?) 인지는 몰라도 지명이 재미있다. 여기서 왕망령까지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석애구폭포(錫崖溝瀑布)'가 이 곳에 있고 폭포수의 낙차를 이용한 발전시설 공사가 한창이다. 떨어지는 폭포수가 협곡사이로 하얀 포말을 만들며 힘차게 내리 쏟는다. <계속>

의 다른기사 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