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애 경주교동법주 이수자

경주교동법주(慶州校洞法酒) 서정애(64) 이수자.

전통술(傳統酒)은 민족의 얼과 정신이 스며 있게 마련이다. 단순히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酒)과는 격(格)이 다르다.

그 중 제사(祭祀)에 사용하는 제주(祭酒)는 전통주의 으뜸으로 치고 있다. 조상의 정신을 기리며 '오늘의 삶'을 가다듬게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근원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스리게 하는 제사 술을 마시는 것은 음복(飮福)이라 할 만큼 품격이 있게 마련이다.

이처럼 민족 고유의 술에는 그 민족의 근간을 이루는 전통문화가 오롯이 담겨있어 제조자들의 정성과 노력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설날이 다가오면서 경주시 교동에 자리잡고 있는 경주교동법주(慶州校洞法酒) 이수자인 서정애씨의 손길이 분주해 지기 시작했다.

경주교동법주(중요무형문화재 제86-다호)는 경주 뿐만아니라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제주(祭酒)로 손꼽힐 정도로 명성이 알려져 있다.

"경주교동법주는 경주최씨 집안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전통 토속 명주(名酒) 입니다. 토종찹쌀과 밀로 만든 누룩으로 집안의 전통비법과 정성을 쏟아 술을 빚고 있습니다. 그윽한 향에서 덕을 느낄 수 있고 맑고 화려한 금빛에서 품위를 볼 수 있으며 부드럽고 깊은 맛에서 최부자의 얼과 정성의 깊이를 헤아릴 수 있습니다"

시어머니인 배영신(94) 할머니에게 비법을 전수받은 서정애(64) 이수자는 남편 최경 보유자와 함께 교동법주 빚기에 겨울 찬바람을 녹이고 있다.

서정애 이수자는 교동법주 맛의 비결은 "다른 전통술과 같이 대량 생산을 하지 않고 손으로 직접 생산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맛을 보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주교동법주는 최경(崔梗) 보유자의 10대조인 최국선(崔國璿)이 조선조 숙종 때 사옹원에서 참봉을 지낸 후 낙향해 사가에서 처음 빚은 술로 전해져 오고 있다.

9대 진사 12대 만석으로 널리 알려진 경주 최부자 집의 가양주(家釀酒)로 300여년 역사를 함께 해왔으며 그 뿌리가 깊듯이 맛 또한 깊은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또한 1천500여년전 중국 최고의 농서인 제민요술 및 서유기에 기록돼 있는 법주와 신라의 비주라 일컬어지는 술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주교동법주는 누대(累代)에 걸친 봉제사와 접빈객에게 사용되면서 애주가들에게 사랑받아 오던 중 1986년 '향토 술 담기'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 최씨 가문의 며느리인 배영신(裵永信)씨가 기능보유자로 전승 받았다.

그 후 21년째인 2006년 3월 그의 아들 최경이 2대째 인간문화재로 인정받아 제조비법을 전승 발전 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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