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철민(구미본부장)

오는 6월2일 열리는 지방선거의 구미시 선거구 획정이 우여곡절 끝에 지난 10일 열린 경북도 본회의에서 11대 9로 최종 확정됐다.

그동안 구미 갑지역 인구가 21만9천946명으로 을지역의 17만6천12명에 비해 4만3천934명이나 많은 점을 감안해 11대 9로 선출해야 한다는 갑 지역의 주장과 도농복합도시인 구미시의 균형발전을 위해 읍·면지역에도 주민대표가 선출될 수 있도록 10대 10으로 정해야 한다는 을지역의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이러한 갑을 지역 분열을 반영하듯 지난 달 22일 경북도 선구구 획정 위원회는 인구수를 기준으로 11대 9로 결정하고 경북도의회에 제출, 지난 9일 경북도 상임위는 을지역 주장을 수용해 10대 10으로 통과시켜 본회의에 상정했으나 이튿날 열린 본회의에서 다시 구미 갑 지역 도의원의 수정발의로 11대 9의 안이 무기명 비밀투표에 붙여져 27대 19로 가결됐다.

이로써 지역구 20명을 선출하는 구미시 기초의원은 갑지역 11명, 을지역 9명을 선출하게 됐다.

이번 구미시 기초의원 선출방안을 두고 이처럼 갑·을 지역이 첨예하게 대립한 것은 최근 3, 4년간 갑 지역 총사업비 예산은 2천592억 원인데 비해 을지역은 사업예산 5천374억 원과 배후확장단지 공사보상액 3천774억 원을 합해 모두 9천148억 원으로 오히려 갑지역이 예산상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갑지역 시도의원 및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이에 반해 11대 9명으로 획정할 경우 시의회 의장단 구성부터 갑 선거구 출신이 독식하게 되며 농촌지역인 옛 선산군 지역이 예산 배정 등에서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있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시민서명운동까지 펼쳤던 을지역이다.

지금까지 구미 갑을지역 국회의원은 '1+1=3'으로 두사람의 힘을 합치면 세사람의 힘을 얻을 수 있다며 5공단 유지, 모바일융합센터 건립 등 대형국책사업이 서로 다른 선거구인데도 불구하고 두 국회의원들이 힘을 쏟아 유치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시민이면 모두 알고 있다.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인 구미갑 지역 국회의원인 김성조 의원, 한나라당 경북도당 위원장으로 구미을 지역 국회의원인 김태환 의원, 한나라당 내에서 뿐 아니라 전국에서 거물 정치인으로 통하는 두 의원이 지역구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을 두고 등을 돌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시민들은 믿고 있다.

세종시 문제로 국내 최대 내륙공단을 보유하고 있는 구미시가 이번 세종시 사태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시민들은 초초하게 지켜보고 있다.

갑지역 기초의원이 두 명 많으면 비례대표의원을 을지역에서 많이 배정해 동수를 유지하고, 의장단 구성도 상 하반기로 나눠 구성하도록 두 국회의원이 합의만 하면 어쩌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이런 지역의 정치문제는 지역 정치인들에게 일임하고 두 국회의원은 중앙 정치무대에서 지역을 대표하고 지역을 살릴 수 있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한다.

한나라당 거물 국회의원답게 이번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문제로 더이상 분열 양상을 보이지 말고 의연한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지역민들의 사랑을 더욱 받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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