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단장, 시의원 몫 아니다
포항 단장, 시의원 몫 아니다
  • 최만수기자
  • 승인 2010년 03월 16일 03시 31분
  • 지면게재일 2010년 03월 16일 화요일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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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만수기자

포항 스틸러스(이하 포항) 단장 선임을 두고 설왕설래가 무성하다.

포항은 지난 4일 주주총회를 열어 임기만료된 한명희(55) 단장 후임에 포스코 출신 최헌태(51)씨를 신임 단장으로 임명했다.

그동안 시의원이 관행적으로 맡아오던 단장 자리에 포스코 출신 인사가 전격 임명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의원이 맡아오던 오랜 관례를 깬 참신한 인사라는 평과 함께 스포츠 문외한(門外漢)이 단장으로 왔다는 비판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포항이 포스코 구단에서 독립법인(시민구단)으로 전환된 1995년 이후 단장을 맡은 인사는 모두 5명이다. 법인 초기에는 업무 연속성을 고려해 포스코 출신의 이재선, 황종현 단장이 구단 실무책임자로 옮겨왔다. 이후 최영만 현 시의회의장이 시민 대표성을 명분으로 단장직을 맡은 이래 한 전 단장까지 11년을 시의원이 줄곧 자리를 차지했다.

이 때문에 포항 단장은 시의원이 당연하게 맡는 것처럼 인식이 굳어져왔고 급기야 단장 자리를 놓고 일부 시의원들 간 첨예한 갈등을 빚었다. 심지어 시의회에 처음 입성한 초선 의원들조차 '책임은 없고, 대우가 좋은' 단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물밑경쟁을 펼치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했다. 단장 연봉이 1억원이 넘고 얼굴 알리기에 더 없이 좋은, '꿩먹고 알먹는' 특별한 조건 때문이다.

하지만 시의원 유급제가 도입되면서 시의원이 단장을 맡는 것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단장의 억대 연봉에다 5천만원 가량의 의정비가 보태지면서 한 전 단장이 특혜시비에 놓이기도 했다. 사실 전문성이 요구되는 단장과 시의원을 다 잘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 이례적으로 8년동안 장기간 재직한 3선 시의원인 한 전 단장은 동료의원들의 견제와 시기로 상당한 심적 부담을 느껴왔다. 이에 한 전 단장은 6·2지방선거 출마를 앞두고 수개월 전부터 단장직 사임의사를 내비쳤다. 한 전 단장은 재직기간 중 수차례 우승을 차지해 이룰 것은 다 이뤘다면 홀가분하게 자신의 거취를 정리했다.

문제는 올해 단장 임기 만료와 지방선거 일정이 겹쳐 단장을 노리는 시의원들의 반목이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단장직에 노골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시의원들이 당장 선거를 치러야하는 만큼 아직 이렇다할 입장표시를 하지 않고 있지만 선거가 끝나면 단장직을 차지하기 위한 '진흙탕싸움'이 예고됐던 것.

이에 포항은 주총 의결을 통해 포스코에 인맥이 두터운 최 단장을 실무 책임자에 앉히는 실용 인사를 단행했다. 매년 100억 이상의 돈을 쏟아붓는 포스코와의 관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적 상황도 작용했다. 또 포스코 출신 황인국(57) 부단장 임기가 오는 6월 말로 끝나는 점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포항은 단장직과 별도로 사장 보좌역을 두고 전문성을 갖춘 역량있는 인사를 영입해 대외 협력 업무를 맡길 예정이다. 단지 시의원이란 이유로 포항 단장과 보좌역에 '무혈입성'하는 사례는 사라져야한다는 게 지역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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