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철(사회2부·부장)

예천군청 700여명의공직자 가족들이 지난 15일 직원들의 친목과 화합을 위한 백두대간 등반에 나섰다.

이날 예천군청 공무원들의 등반대회는 지난 5월 초 개최 예정이던 직원가족 체육대회가 천안함 사태로 연기되면서 가족 등반대회로 대체된 행사였으나 김수남 군수의 공직생활 마지막 공식행사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날 김 군수는 직원가족들과 명봉사에서 상리면 용두리 휴게공원까지 5㎞ 구간의 등산길을 함께 걸으며 군수 재직 기간 12년의 공직생활을 반추해 보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평소 술을 전혀 입에 대지 않았던 김 군수는 이날 이례적으로 직원 가족들이 건네주는 술을 거절하지 않고 마신 탓에 적당히 취기까지 올라 3회 연임 민선 군수를 마감하는 감회를 감추지 못했다.

행사를 마감하는 자리에서 김 군수는 "군수 재임기간동안 행여 군수로부터 섭섭한 감정이 남아있다면 오늘 이 자리에 모두 내려놓고 가자"고 말한 뒤, "직원들을 독려하고 질책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오로지 군민들에게 좀 더 나은 행정 서비스를 해 달라는 주문"이었다며 양해를 구했다.

특히 김 군수는 "600여명 공직자들의 힘은 지역발전의 초석일 수밖에 없다"며 "아무리 연약한 참새라도 떼를 지어 힘을 합치면 사나운 매도 물리칠 수 있다"며 공직자들의 단합을 수차례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부인 임혜숙 여사와 부군수및 기획감사실장 내외와 함께 '고향의 봄'을 합창하는 김 군수의 목소리에는 12년 동안 제왕적 군수로 불리기도 하며 전 공직자들을 휘어잡았던 카리스마보다는 후회와 아쉬움만 가득 베어 있는 듯 느껴졌다.

2007년 곤충바이오 엑스포를 준비하면서, 또 도청 유치 발표 현장에서 김 군수의 눈물을 이미 보았던 직원들도 이날만은 "군수님 수고 하셨습니다!" "공직자로서 부끄럼 없이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며 진심어린 박수를 보내 줬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대부분의 공직자들은 지역발전을 위해 불같은 열정으로 12년을 달려 온 김수남 군수가 이제는 지역의 존경받는 원로로 군민들의 가슴에 오래 기억되기를 바라는 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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