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김문오 당선 화제
6·2 지방선거가 마무리된 3일 대구지역에서는 가는 곳마다 달성군수 선거 결과가 화제였다.
이번 대구지역 기초단체장 선거는 서구청장과 달성군수 2곳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지만 서구는 서중현 현 구청장의 당선이 일찍부터 예견돼왔던 지역이라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대구 달성군은 박근혜 전 대표의 지역구로 '선거의 여왕'이란 별칭을 얻고 있는 박 전 대표의 집중지원을 받았던 한나라당 이석원 후보가 친이 성향의 무소속 김문오 후보에게 패배하면서 파란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를 사실상 '박근혜 전 대표의 패배'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박 전 대표가 지역의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잘못 선거유세에 나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사실 이번선거는 지난 2월25일 한나라당의 강력한 공천후보였던 이종진 현 달성군수가 돌연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며 이상기류를 타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공천신청이 임박했던 시점에 이 군수의 갑작스런 불출마 선언은 그 배경이 무엇이냐는 달성군민과 언론의 온갖 억측과 의혹을 받아오면서 오랜동안 달성군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온 A씨 때문이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제기됐다.
이후 이석원 현 달성군의회 의장이 한나라당 후보로 공천되면서 이 후보를 지원하는 인사가 A씨라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달성지역을 오랫동안 지켜왔던 유지들과 군수출마를 저울질하던 인사들이 군수후보 등록을 앞두고 화원지역에 모여 김문오 전 대구MBC 보도국장을 무소속 단일화 후보로 추대하면서 한나라당과 무소속의 대결이 벌어졌다.
달성군수 선거는 선거초반 김문오 후보측의 '친 박근혜 반 박경호'의 구호가 군민들을 결집시키면서 한나라당 후보를 20%가량 앞서갔지만 지난달 7, 8일과 20일부터 시작된 박 전 대표의 집중지원, 한나라당 대구시당의 대규모 지원유세 등으로 선거막판 여론조사에서는 한나라당 후보가 8%가량 앞서는 것으로 발표되면서 박풍이 무소속 바람을 잠재운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개표결과 무소속 김문오 후보가 예상외의 승리를 거두자 군민들은 물론 김 후보측의 지지자들도 서로 축하를 하면서도 의외라는 표정이다.
3일 오후 달성군 현풍면내에서 만난 시민들은 "이번 선거는 국회의원 선거가 아니라 군수 선거라서 8번 무소속을 찍었다. 박근혜를 좋아하고 지지하지만 달성군을 자기 멋대로 하려는 모 인사에 대한 군민들의 심판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김문오 당선자는 군민들에게 당선인사를 하며 "달성의 발전을 위해 박 전 대표와 모든일을 상의해서 결정하겠다. 군수다운 군수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