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원 2사회부 차장

"서울에서 사업을 줄 곧 해오며 고향을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해 오던 중 군수님이 체육회 부회장 직책을 맡아달라는 요청에 기쁜 마음에 선뜻 응하게 됐습니다."

지난 2일 예천군체육회 2010년도 제2차 이사회에서 신임 부회장으로 임명된 김태일 태주종합철강 대표의 인사말이다.

당연직 회장인 이현준 군수는 이날 새로 선임된 부회장 및 이·감사에게 임명장을 전달했다.

예천군체육회가 새 임원진 구성에 있어 잠시나마 체육계 안팎으로 내홍을 겪었지만(본보 8월 18일자 11면 보도) 이날을 기점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자리였다.

임원진들을 살펴보면 누가 봐도 손색없을 정도로 세대교체가 원만히 이뤄지면서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고, 체육 웅군으로 비상하기 위한 날개 짓이 순탄해 보였다.

하지만 새로운 진용을 갖춘 예천군체육회에 수 십년 동안 체육인들의 기억 속에 까마득히 잊혀져 왔던 '상임고문'이라는 자리가 갑자기 생겨 '아닌 밤중에 홍두깨'가 돼버렸다.

단연 이날 이사회의 빅(?)뉴스가 아닐 수 없었고 상임고문에게는 위촉패까지 전달되면서 참석자들을 경악케 했다. 상임고문으로 위촉된 인사는 다름아닌 전임 군수시절 지역에서 실세(?)로 통하던 분이 맡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체육회 한 관계자는 "상임고문은 체육회의 자문기관으로 막강한 힘을 가진 자리며 이는 '옥상옥'이나 다름없다"며 "후배들을 위한 아름다운 용퇴보다 체육회의 정점에 다시한번 군림하려는 모습은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예천군체육회 규약집에 고문이라 함은 '회장과 부회장의 자문기관'으로 이사회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체육회 관계자는 "상임고문이 매일 출근하는 일도 없거니와 사무국 업무에 일절 관여하지 않을 것이니 지켜보라"는 말로 대신했다. 또 앞으로 체육 발전에 자문을 얻고자 상임고문이라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하지만 지역민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새 임원진 구성에 앞서 사무국장 선임 문제로 체육계 안팎이 술렁이더니 이번엔 상임고문을 위촉해 놓고 뒷 말이 무성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만큼 예천군체육회를 애정어린 관심을 갖고 바라보는 시선들이 많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와 기업은 있던 자리도 축소해 가며 조직을 간소화해 불필요한 낭비적인 부문을 줄이는 등 열린 조직문화를 구현하고 있다. 예천군체육회도 동참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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