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학 대구예총회장

대구문인으로는 처음으로 예총회장을 맡은 문무학 시조시인. 공연·음악의 중심도시 대구 만들기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며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살아간다 살아간다 살아간다 살아간다

빠르게 소리내어 한 번 읽어보실래요

혹시나 '사랑한다'로 소리나지 않습니까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연이어 소리내어 또 한번 읽어 보실래요

혹시나 '살아간다'로 들리지는 않습니까

살아간다 사랑한다 살아간다 사랑한다

뒤섞어 읽어가도 분간이 되시나요

 

그렇죠, 삶과 사랑은 함 몸에 섞였지요'('낱말 새로읽기·40-삶과 사랑' 전문)

문무학 시인이 쓴 글에는 글쓴이가 고스란히 담겨있어 좋다. 잘 빚은 항아리 같기도 하고 세련되고 기품 넘치는 찻사발같기도 하고, 때로는 질박한 항아리 같은 느낌도 든다. 그래서 그의 글에서는 사람의 냄새가 난다. 김이 오르는 거름 냄새 같기도 하고.

대구가 인정해주는 '예술소비 운동가'.

언뜻 이해가 안가지만 잠시 생각해보면 '문화정신운동'과 일맥상통하는 속 깊음이 들어있다.

예술을 예술인들이 즐기는 작업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도시의 이미지를 바꾸는데 기여하면서 대구가 예술의 도시임을 또 한번 확인시키는 사람.

대구예총 32년만에 문인으로는 처음 예총회장에 당선돼 특유의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문무학 대구예총회장(59).

선거로 당당히 회장에 당선된 문무학시인은 현재 예술인들의 자존감 향상에 앞장서며 기대 또한 한 몸에 받고 있다.

소통과 화합, 이것은 문무학 회장이 4년 임기동안 펼쳐 갈 예총철학이다.

그 첫 사업이 2010 대구예술제 기획이다. 예술제 타이틀을 '통(通)통(統)예술'로 명명했다.

그리고 6·25참전용사회, 상이군경회 등 예술관람과 거리가 먼 사람들을 무료초청하는 일도 한다. 이일을 지속 추진키 위해 대구시내 각 단체들이 관심을 갖게했다. 대구·경북예총합동행사를 위한 MOU체결, 대구대학교와도 MOU를 체결했다. 여기에 대구의 모 초등학교 교사, 모 연구소 연구원들이 후원회원으로 가입했다. 두 달에 한 번씩 펼치는 이벤트에는 이들 회원들을 우선으로 초대한다. 문회장은 대구예술시상식의 틀도 과감히 바꿨다. 수상자 개개인에게는 서예가로부터 붓글씨를 받아 족자를 만들어 증정하고, 상장 대신 화가들이 그린 인물화를 증정했다. 그리고 행사때마다 거론되는 기관장 인삿말도 과감히 생략했다. "예술판은 예술인들의 왕국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가 예술단체에 당부하는 것은 기업에 돈달라 메달리지 말라는 것이다, 자존심을 팔지 말라는 얘기다.

"예술은 통(通)하고 통(統)합니다"

문회장이 펼치는 '월 1권 이상의 책읽기', '월 1회 공연장(영화관)가기', '월 1회 전시장 찾기'운동은 누구의 강요도 없지만 이미 성공했다. 순수민간운동으로 시작했지만 회원 600여명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문회장이 문자로 안내하는 공연·전시장을 찾기 때문에 그 공연과 전시는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입소문이 벌써부터 번지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대구문협 회장을 지낸 문회장은 통솔하기 까다로운, 개성 강한 문인 800여명을 한 식구처럼 소통하고 통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 경험을 살려 현재 2만여명에 육박하는 대구예총 식구들, 이 많은 사람들의 수장이돼 대구예술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성과가 소외계층 공연보여주기.

예술소비운동은 열정만 있으면 된다는 그는 돈 안드는 일이기 때문에 계속 정신운동으로 승화시켜 나갈 계획이라 한다. 이같은 문회장의 열정탓인지 올해 2회째를 맞는 '대구예술제'또한 대대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지난해 행사가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다면 올해는 예술인들의 창작력 고취가 최우선 과제다.

시민들을 위한 행사성격도 있지만 대구예술 발전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다.

기획공연과 전시를 마련해 대구예총의 콘텐츠로 키워나가고, 이를 통해 대구지역 예술인들의 역량을 높이는 행사 위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예술제의 타이틀도 '통(通)통(統)예술'로 정했다. 서로 다른 장르, 예술인과 시민들, 대구지역 예술과 국제예술이 서로 소통하고, 이를 통해 통합하고 조화를 이루어 예술의 수준을 한단계 높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임기초부터 힘차게 추진해온 것이 예술 소비운동이다.

예술가들 조차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예술소비란 타분야의 예술인들이 회원들의 전시장과 공연장을 찾아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운동은 예술인들끼리 먼저 시작하게 한 뒤, 자연스럽게 시민들의 생활 속에 파고 들어갈 수 있도록하겠다"고 한다.

문 회장이 앞으로 진행할 실질적인 계획은 크게 2가지다.

"최근 대구는 공연, 음악의 중심 도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술의 균형적 발전이 첫번째 과제다.

또 다가오는 2012년은 대구예총 창립 50주년이 되는 해다. 문 회장은 2012년을 대구예총의 위상이 확고히 재정립되는 기점으로 잡고 있다. 대구예술사를 정리한 '대구예술 50년사' 발간, 오늘의 대구 예술이 있기까지 기초를 닦은 예술인들을 정리해 묶은 단행본도 펴낼 생각이다. 또 지난 2000년 폐간된 예술 비평지 '대구예술'을 복간, 계간으로 펴낼 것이라고도 한다.

문 회장은 지난한 해 '윤동주 문학상',' 이호우 시조 문학상',' 대구시 문화상'등을 잇따라 수상하며 문단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누구보다 예술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만큼 예술인들에게도 강조한다. 예술이 도시의 문화를 주도하는 시대 "아파트 평수 늘이는데 목숨걸지 말고 가슴의 평수 늘이는데 목숨을 걸어라" 가슴의 평수를 넓혀야 제대로 된 예술을 한다. 예술이 성공해야 국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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