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쉽게 일본 선수를 꺾어본 적이 없어서 경기가 끝나고 아주 기뻐 펑펑 울었습니다."

침체했던 한국 여자 유도에 단비를 뿌려준 정경미(25.하이원)의 눈은 붉게 충혈돼 있었다.

정경미는 13일 광저우 화궁체육관에서 치러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78㎏ 이하급 결승에서 오가타 아카리(일본)를 업어치기 한판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6년 도하 대회에서 '노골드'의 아픔을 겪었던 한국 여자 유도에 8년 만의 금메달을 안겨준 정경미는 경기가 끝나고 나서 "나를 위해 기도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한다. 동료와 지도자들의 도움이 밑바탕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경미는 "경기가 끝나고 펑펑 울었다.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났다"며 "이렇게 큰 대회에서 우승한 게 처음이다. 일본 선수와 결승이어서 연장까지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업어치기 한판으로 이겨서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세계적으로 강한 선수들이 많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컨디션이 좋아서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며 "그동안 스포트라이트가 남자 선수들에게 집중됐었는데 이제 여자 대표팀도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정경미는 특히 "훈련도 남자 선수들보다 많이 했지만 외박도 제대로 못 했다. 금메달 따면 외박을 보내준다고 감독님이 얘기해서 힘을 냈다"고 농담도 던졌다.

금메달 순간에 대해선 "오가타를 상대로 업어치기를 들어갈 때 처음에 느낌이 오지 않았는데 허리로 튕기는 순간 끝까지 밀어붙이면 되겠다 싶었다"며 "일본 선수를 던져서 한판으로 이긴 게 매우 좋았다. 이렇게 쉽게 일본 선수를 이겨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정경미는 특히 "2009년과 2010년 들어 세계대회에서 모두 1회전에 탈락해 부담도 많았지만 이번에 좋은 결과를 내서 기쁘다"며 "이제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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