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펜싱 대표팀이 이틀째 금메달을 싹쓸이하며 최강 전력을 과시했다.

한국은 19일 광저우 광다체육관에서 벌어진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구본길(21.동의대)이 중만(중국)을 15-13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여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에서도 남현희(29.성남시청)가 천진옌(중국)을 15-3으로 완파, 금메달 2개를 독식했다.

전날도 여자 사브르의 김혜림(25.안산시청)과 남자 에페의 김원진(26.울산광역시청)이 각각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은 이틀 동안 펜싱에 걸려 있던 금메달 4개를 모두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남현희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 이어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두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 최고의 실력을 입증했다.

구본길 역시 태극마크를 단 지 2년도 되지 않아 아시아 정상에 오르며 '차세대 에이스'로 부상, 앞으로 한국 펜싱의 전망을 밝혔다.

금메달 4개를 목표로 광저우에 입성한 펜싱 대표팀은 이틀 만에 목표를 달성하며 순항했다.

펜싱 대표팀은 확실한 금메달 텃밭으로 꼽히는 여자 플뢰레 단체전을 비롯해 남자 플뢰레와 여자 에페 등 강한 종목에서 아직 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초과 달성이 확실시된다.

이날 첫 금메달은 남자 대표팀 막내 구본길이 신고했다.

까마득한 선배인 오은석(27.국민체육진흥공단)을 준결승에서 15-13으로 꺾고 올라온 구본길은 중만을 향한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경기에 나섰다.

4-4까지 시소게임을 벌이던 구본길은 연달아 중만의 몸통을 정확히 공략하며 8-5로 앞선 채 첫 라운드를 마치고 포효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갑자기 심판이 애매한 상황마다 중만의 손을 들어주면서 쫓기기 시작했다. 야금야금 점수를 빼앗긴 구본길은 14-13까지 쫓겼다.

역전을 바라는 중국 관중의 함성이 최고조에 달하자 구본길은 여러 차례 심판에게 주위를 조용히 해 달라고 부탁하며 안정을 되찾았고, 결국 파고들어 오는 중만의 틈을 이용한 공격에 성공, 다시 한번 '금빛 포효'를 내질렀다.

이어 출전한 남현희는 정반대로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하며 천진옌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초반 오랫동안 상대를 탐색하며 분위기를 살핀 남현희는 2분이 지난 이후 연달아 공격에 성공, 4-0까지 앞서나가며 기선을 잡았다.

이후로도 성급하게 파고드는 천진옌의 허점을 노려 목과 몸통 등을 정확하게 찌르면서 남현희는 12-2까지 점수를 벌려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실망한 중국 관중은 하나둘씩 경기장을 떠나기 시작했고, 남현희는 다시 한 번 '금빛 찌르기'에 성공하면서 천진옌의 마지막 희망을 앗아가고 승리의 환성을 내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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