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2점포 두 방..윤석민 5이닝 7K 무실점

조범현 감독님 축하합니다19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구장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 대만과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팀 선수들이 조범현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다. 연합

야구 태극전사들이 광저우 밤하늘에 화려한 금빛 축포를 쏘아 올렸다.

4년 전 `도하 굴욕'을 겪었던 한국 야구가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회 2연패를 노리던 대만에 설욕하고 아시아 정상 자리에 우뚝 섰다.

조범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9일 오후 아오티 야구장에서 열린 야구 결승에서 류현진(한화)-윤석민(KIA)의 환상 계투 속에 강정호(넥센)가 홈런 두 방을 터뜨리며 장단 17안타를 몰아쳐 대만을 9-3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땄다.

한국은 대회 2연패를 달성했던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8년 만에 아시안게임 우승컵을 되찾았다.

특히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에 빛나는 한국은 4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 1차전에서 2-4 패배를 안겼던 대만의 2회 연속 우승 도전을 막으며 정상을 탈환해 아시아 최강 자존심을 살렸다.

`도하 참변' 악몽을 털어내려는 한국은 이번 대회 예선 1차전에서 6이닝 1실점 쾌투로 대만 타선을 요리하고 6-1 승리를 이끌었던 `좌완 특급' 류현진을 선발투수로 기용하고 전날 중국과 4강전 승리 멤버들을 그대로 선발진에 배치했다.

한국이 선취점을 뽑으며 기선을 잡았다.

1회초 톱타자 정근우(SK)가 우중간을 가르는 안타로 공격의 물꼬를 트자 이용규(KIA)가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다.

전날 중국과 4강에서 큼직한 쐐기 1점 홈런을 쏘아 올렸던 추신수는 대만 선발투수 판웨이룬의 7구째 공을 살짝 밀어쳐 2루 주자 정근우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승리의 서막을 올리는 귀중한 선취점이었다.

1회 공수교대 후 한국은 대만의 반격에 동점을 허용했다.

첫 타자 린저쉬안이 때린 내야안타를 역모션으로 잡은 2루수 정근우가 1루로 공을 던졌지만 1루수 김태균(지바 롯데)의 키를 넘어가는 악송구가 됐다. 대만은 천융지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다.

류현진은 펑정민을 볼넷으로 내보내 1사 1, 2루에 몰렸지만 시속 150㎞ 안팎의 강속구를 뿌리며 두 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전날 중국과 경기에서 결승 2타점 주인공인 `맏형' 박경완(SK)이 다시 한번 해결사로 나섰다.

박경완은 2회 김현수(두산)가 중월 2루타를 치고 나가 땅볼 때 3루까지 진루하자 우중간 적시타를 터뜨려 2-1을 만들었다.

2회 1사 2루의 실점 위기를 잘 넘긴 한국에 3회 들어 기회가 찾아왔다.

이용규는 타구가 2루수 앞에서 튀어 오른 뒤 뒤로 빠지자 2루까지 내달렸고 추신수가 곧이어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안타를 때렸다.

올해 정규리그 9경기 연속 홈런 신기록에 빛나는 이대호(롯데)와 타격감이 좋은 강정호가 잇단 홈런포로 기세를 올렸다.

이대호는 3-1로 앞선 2사 후 좌완 투수 천관위의 2구째 시속 146㎞짜리 직구를 걷어올려 좌월 1점을 홈런을 만들어냈다.

강정호도 계속된 2사 1루에서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2점홈런을 때려 점수를 순식간에 6-1로 벌렸다.

하지만 4회 들어 대만의 거센 추격에 휘말렸다.

대만은 4회말 장타이산의 중월 2루타 등으로 1사 1, 2루를 만든 뒤 후진룽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다. 한국은 계속된 1사 1, 3루에서 린저쉬안의 타구를 잡은 3루수 강정호가 홈으로 공을 던졌지만 석연찮은 판정 속에 세이프가 선언돼 추가 실점했다.

조범현 감독은 5회부터 류현진 대신 윤석민을 투입했고 바뀐 투수 천훙원의 구위에 눌렸던 한국이 7회 공격의 실마리를 풀었다.

이대호가 볼넷으로 걸어나가자 조범현 감독은 발이 빠른 조동찬(삼성)을 대주자로 기용했다.

`조동찬 카드'는 주효했다.

김현수가 좌중간 안타를 날려 무사 1, 2루를 만들었고 다음 타자 강정호가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치자 조동찬이 3루를 돌아 홈으로 내달린 뒤 몸을 던져 1점을 추가했다. 답답한 승부의 흐름을 바꾸는 값진 추가점이었다.

어깨가 가벼워진 윤석민은 7회 공수교대 후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화답했다.

한국은 7-3으로 앞선 8회 1사 1루에서 강정호가 왼쪽 폴대를 맞고 떨어지는 좌월 2점홈런을 쳐 쐐기를 박았다.

류현진은 4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솎아냈지만 3점이나 내줘 다소 기대에 못미쳤지만 이어 등판한 윤석민이 5회부터 9회까지 5이닝을 3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타선에선 강정호가 2점홈런 2개 등 5타수 3안타 5타점으로 맹활약했고 추신수도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병역 특례를 자축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한국-대만 결승(19일.아오티 야구장)

한 국 114 000 102 - 9

대 만 100 200 000 - 3

△승리투수= 윤석민

△패전투수= 판웨이룬

△홈런= 이대호(3회1점) 강정호(3회2점.9회2점.이상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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