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황영조, 삼수 끝에 금메달
'지도자' 황영조, 삼수 끝에 금메달
  • 연합
  • 승인 2010년 11월 28일 00시 27분
  • 지면게재일 2010년 11월 28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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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화 코치 협조도 결정적..지도자로 첫 금메달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40) 대한육상경기연맹 마라톤 기술위원장이 지도자로 변신한 뒤 삼수 끝에 국제대회에서 첫 금메달을 일궜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몬주익 언덕을 내리막길에서 화끈한 스퍼트를 벌여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고 손기정 선생에 이어 조국에 두 번째 금메달을 안겼던 황영조 위원장.

그러나 지도자에 입문한 뒤로는 대형 선수를 키워내지 못해 명성은 높지 않았다.

2005년 헬싱키 세계선수권대회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황 위원장은 한국 대표팀 마라톤 총감독을 맡았지만 메달은커녕 세계와 현격한 차이를 드러내며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고 실망감을 안겼다.

특히 도하 대회에서는 1990년 베이징 대회부터 이어오던 한국의 마라톤 4회 연속 우승 기록이 끊기는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황 위원장은 이후 소속팀인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 돌아갔지만 지난해 11월 오동진 연맹 회장으로부터 '침체에 빠진 한국 마라톤을 살리라'는 명령을 받고 기술위원장으로 복귀했다.

직책은 기술위원장이었지만 사실상 마라톤 총감독으로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잡았고 황 위원장은 사상 처음으로 마라톤 유망주를 한 데 모아 대표팀에서 합동훈련을 이끌며 경쟁력을 강화, 체질 개선을 진두지휘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지난 6월과 이달 초 두 번이나 마라톤 코스를 답사, 완벽하게 코스를 숙지해 지영준(29.코오롱)이 8년 만에 금메달을 수확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황 위원장은 "영준이가 너무 잘 뛰어줬다. 대표팀 후보를 처음으로 2배수로 뽑아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전체적인 체질도 강해졌다. 마라톤 유망주들이 많은 만큼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일을 낼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황 위원장이 지도자로 꽃을 피울 수 있던 데는 정만화(50) 대표팀 코치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

강원도 원주 상지여고에서 여자 경보 기대주 원샛별(20)과 올해 전국체전에서 여자 3,000m 한국기록을 갈아치운 신사흰(18) 등 장거리 선수 육성 전문가인 정 코치는 지영준이 코오롱 훈련을 거부하고 방황할 때부터 잘 다독여 중심을 잡아줬다.

실력 있는 지도자에 목말랐던 지영준은 정 코치를 스승으로 삼아 구슬땀을 흘렸고 이번 대회 직전까지 원주에서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피나는 훈련을 펼쳤다.

그 결과 연습 때 자신의 최고기록인 2시간8분30초보다 훨씬 빠른 2시간6-7분대 기록을 내면서 금메달 가능성을 부풀렸고 이를 현실에서 이뤄냈다.

정 코치는 "영준이와 인연은 꽤 됐지만 이번 대회를 두달 앞두고 다시 지도했다. 지난달 전국체전에서 영준이가 5,000m와 10,000m에서 연속 우승하면서 나를 완전하게 믿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선생님이 시킨대로 하겠다'는 다짐을 받은 뒤 영준이의 먹는 습관부터 바꿨다. 영양 공급, 도로 훈련 등 아시안게임을 정말 완벽하게 준비했다. 여기에 온 뒤로는 이미지 트레이닝에만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영준이는 케냐 선수같은 폭발적인 스피드는 없지만 풀코스를 꾸준히 뛸 수 있는 전체적인 스피드가 탁월한 선수"라고 소개한 정 코치는 "대구국제마라톤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영준이가 더운 날씨에서 2시간8분대를 뛸 수 있기에 내년 세계대회에서 메달은 따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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