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기 제2사회부 부장

지난달 27일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인근 시·군으로 확산되면서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준전시 상황에 이를 만큼 각 시·군에 마련된 종합 상황실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그러나 영양군은 지난 7일 구제역이 청기면 정족리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추가 발생과 의심 신고가 발생하는 등 확산 기미를 보이면서 모든 행정력을 구제역 방역에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지역 주민들은 마치 남의 일인냥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던지고 있다.

권영택 군수는 지난 8일 군민들에게 '우리 모두 힘을 모아 구제역을 극복합시다'라며 서한문을 발송해 농장 방문을 자제하고 매일 1회 이상 농장의 소독과 출입구에는 반드시 발소독기를 설치하고 모임을 자제 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일부 주민들은 '딴 나라 일'이냥 연말 모임이 봇물을 이루고 있고 일부 축산 농가에서는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타 지역을 밥 먹듯이 드나들고 있어 방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영양지역에서 발생한 구제역 3건과 현재 정밀 조사 중인 2곳만 봐도 얼마나 주민들이 안일하게 대처 했는지 알 수 있다.

아직까지 구제역 발생 원인에 대한 정확한 역학 조사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구제역 발생 후 영양군이 외부 축산 사료 반입 금지와 농장주나 농장주 가족들의 외부 출입 자제와 축사 출입시 몸소독을 귀가 닳도록 홍보했으나 영양에서 양성판정이나 의심 신고가 발생한 농장의 농장주들이 이를 무시하고 최근 구제역이 발생한 인근 시·군에서 사료를 구입해 반입하거나 아예 구제역으로 홍역을 치룬 안동을 밥 먹듯이 드나 든 것으로 알려져 방역 당국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구제역을 '강건너 불보 듯 하기'는 영양지역 수 많은 단체들도 마찬가지다.

예산을 편성할 시기만 되면 관내 수십여개의 관변단체나 사회단체, 체육단체, 봉사단체들이 지역 발전과 지역 봉사를 위해 더 많은 보조금을 받기 위해 혈안이 돼 이전투구를 벌이지만 정작 진정으로 군민들이 힘을 모아야 할 이번 구제역 방제에는 그들의 모습을 찾아 보기 힘들다.

모든 공무원들은 휴일도 반납한 채 구제역 방제에 벌써 한 달여 가량 격무에 시달리고 있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구제역과의 전쟁에 하루하루 파김치가 되고 있지만, 지역 젊은이들로 구성된 영양군애향청년회와, 입암면 애향청년회, 입암면 어머니 경찰대 외에는 그 많은 보조금을 외치던 수십여개의 단체들은 어디로 갔는지 씁쓸하기만 하다.

구제역은 한 나라의 축산 기반이 무너질 수도 있는 중요한 법정 전염병으로 방역당국과 공무원, 축산 농가들에 국한된 그들만의 전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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