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비용 일체 부담…저소득층 부부 43쌍 늦깎이 웨딩마치

중앙교회 합동결혼식

포항중앙교회(담임목사 서임중)가 지난 14년간 경제적 사정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43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 중에는 2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도 다양했고, 장애인과 고아, 다문화가정 부부들이 주류를 이뤘다.

포항중앙교회는 교회 창립 50주년이 되던 지난 97년11월 7일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5쌍의 결혼식을 시작으로 지난 27일까지 모두 10차례에 걸쳐 43쌍에 결혼식을 올려주는 등 도움을 줬다. 헤어와 신부화장, 부케, 드레스, 사진 및 비디오 촬영, 예물, 신혼여행 등 결혼식 일체의 비용은 교인들이 부담했다. 모두 최상의 것으로 준비했다. 주례는 서임중 담임목사가 맡았고 하객은 교인들로 대신했다.

지난 27일, 교회 본당에서 수많은 교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영부(69)·김영옥(57)씨, 정철수(59)·이정자(52)씨, 김향수(40)·박현미(39)씨, 김해년(39)·이미옥(28)씨, 권태순(38)·후인티 댑씨(21·베트남) 부부의 합동결혼식을 열었다.

가브리엘 중창단은 특송을 부르며 축복했고, 김보미 포항시 북구청장은 축사를 통해 격려했다. 교인들은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성으로 이들의 앞날을 축하했다.

서임중 목사는 주례사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섬기며 서로 사랑하며 어떤 고난도 극복할 것"을 강조하고 "믿음의 명문가정을 이룰 것"을 당부했다.

결혼식을 마친 5쌍의 부부는 교회의 도움으로 경주관광과 경주코오롱호텔에서 1박2일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69세의 이영부씨는 "돈이 없어, 또 용기가 없어 그간 결혼식을 올리지 못해 늘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왔다"며 "이제 오랜 짐을 벗을 수 있어 마음이 홀가분하다"며 기쁨의 눈물을 보였다.

한편 포항중앙교회는 29일 오후 4시 교회 본당에서 장로, 집사, 권사 임직 예식을 가졌다.

임직예식에서 심용섭씨와 문충배씨 등 10명을 장로 장립하고, 안수집사 20명과 권사 30명을 세웠다.

김정서 대한예수교 장로회(통합) 총회장은 설교를 통해 "중직을 맡은 직분자들은 언제 어느 곳에서나 교인들의 모범이 될 것과 복음 전파에 목숨 걸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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