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현대증권 포항지점장)

한국이 IMF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던 1997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한 젊은 사업가에게 '한국이 위기에서 탈출하려면 뭐가 필요한가?' 라는 질문을 했다.

그 젊은 사업가는 당시 3가지를 말했는데 바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브로드밴드'라고 말했다.

'초고속 인터넷'을 말하는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를 계기로 브로드밴드에 많은 재정을 투자했고,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 강국이 됐다.

이 젊은 사업가는 바로 2006년 일본 부자 순위 1위를 하기도 했던 소프트 뱅크의 회장 '손정의'이다.

어느덧 14년이 지났고, 지난 주 20일 손정의 회장이 다시 한국을 찾았다.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김대중 대통령에게 했던 것처럼 새로운 화두를 내던졌다.

바로 '신재생 에너지'이다. 일본 정보기술(IT) 산업의 선두주자, 소프트뱅크의 미래를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걸겠다는 발상의 전환이다.

손 회장은 글로벌 녹색성장 서밋 2011에 참석한 뒤 청와대를 방문해 한국과 일본, 중국이 함께 몽골 고비사막의 태양열을 활용하는 고비테크(Gobitech) 프로젝트를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고비테크 프로젝트'는 독일과 스페인 기업 등이 참여해 40년 동안 4천억 유로가 투자되는 '테저텍 프로젝트'와 규모가 유사할 것이라고 손정의 회장은 말한다.

'돈이 몰리는 곳에 투자하라'는 말이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손정의 회장의 조언을 받은 1997년 이후부터 2000년 초까지 한국에서 돈이 몰리는 곳은 초고속 인터넷과 통신분야였다.

이와 관련된 기업인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의 당시 수익률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2011년 현재, 돈이 몰리는 곳은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 에너지'이다.

손정의 회장뿐만 아니라 미국, 독일 등의 선진국가들과 지멘스, 삼성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 산업에 돈이 몰리고 있다.

손정의 회장은 300년 후의 모습이 어떻게 될지 상상을 하며 사업을 구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즉 멀리를 보고 사업을 구상하고 투자하는 것이다.

필자가 증권사에 있다 보니 올 5월부터 시작된 코스피 조정으로 인해 힘들어 하는 개인투자자들을 보게 된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어떻든, 중국 경제가 어떻든 결국 돈이 몰리고 투자가 활성화 되는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게 돼있다.

단기적인 글로벌 시황과 기관, 외국인들의 수급 현황에 크게 휘둘릴 필요는 없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미국, 중국의 경제부진과 미국 부채위기, 그리스 재정 위기 등 비관적인 뉴스들로 인해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다시 빠르게 회복될 것이다. 돈이 몰리고 있는 신재생 에너지 산업은 더더욱 빨리 회복 할 것이다. 손정의 회장이 300년을 보고 사업을 구상하듯이, 우리는 300년은 아니더라도 3년 정도의 미래를 바라보고 돈이 몰리는 산업에 우직하게 투자하는 것이 좀 더 현명한 투자자의 자세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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