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성찰 대안 휴가 천주교 '피정' 인기

불교에 템플스테이가 있다면 천주교에는 '피정'이 있다.

'피정(避靜. Retreat)'이란 번잡한 일상을 잠시 떠나 전국의 수도원이나 '피정의 집'에 머물면서 묵상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며 성찰의 시간을 갖는 천주교 수련법.

최근 시끌벅적한 휴가보다 조용한 곳에서 휴가를 뜻있게 보내길 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피정이 주목을 받고 있다.

천주교 주교회의는 "여가 문화가 다양해지고 현대인들의 심리적, 영적 쉼에 대한 갈망이 커지면서 천주교 피정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2005년 88곳이었던 '피정의 집'이 134곳으로 늘었고, 휴가철 피정 프로그램도 6년새 3배가량 늘었다.

렉시오 디비나, 향심기도, 이냐시오 영신수련 등 전통적 가톨릭 수련법을 배우는 피정에서부터 청년 신자들을 위한 수도생활 체험 피정, 피정을 통해 가정 문제를 해결하고 가족 간 화합을 다지는 가족 피정에 이르기까지 피정 프로그램도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천주교뿐 아니라 개신교 등 다른 종교에서도 피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영신수련 피정을 실시하는 예수회 '말씀의 집' 관계자는 "매회 피정 참가자 중 10%는 개신교 목회자들"이라면서 "목회자 자신의 영적 성장을 위해 참가하는 경우가 많다"고 소개했다.

성 도미니코 선교수녀회의 김인순 수녀는 "매년 가족 피정에 20% 정도의 비신자 가정이 참석하는데 가톨릭 신앙을 토대로 하면서도 가족 간 대화와 행복을 지향하기 때문에 비신자들도 금세 적응하고 천주교에 호감을 갖는다"고 말했다.

피정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주교회의 홈페이지(www.cbck.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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