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현대증권 포항지점장)

지난 6월말, 조금 일찍 찾아온 태풍 '메아리'로 인해 대한민국 전체가 물난리를 겪으면서 예상 못한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요즘은 최첨단 기상정보시스템의 도움으로 태풍 발생 몇 주전부터 태풍의 크기, 예상진로 등의 상세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방송되고 있고, 정부와 지방단체들도 이런 정보들을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고 예방대책을 강구하여 피해를 최소화 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불확실한 자연재해 앞에서는 이 모든 노력들이 불가항력적인 것 같다. 앞으로 이보다 더 큰 태풍이 몇 개 더 온다니 대비를 단단히 해야겠다.

최근 세계금융시장도 여러 가지 크고 작은 경제적 태풍 때문에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위기가 감지되고 있었던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올해 중반부터 그리스 디폴트 위기를 시작으로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 급속히 전염되고 있다.

특히 내달 초 미국이 부채 한도 증액에 실패한다면 '국가 디폴트' 선언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과 국가신용등급까지도 강등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국제 금융시장은 메가톤급 태풍을 맞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금값이 폭등하는 등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도 지난 4월말 종합주가지수가 2200포인트를 뚫으면서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였지만, 이러한 금융위기로 2000포인트 초반까지 하락하는 등 최근 몇 달간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보이면서 불안한 행보를 하고 있다.

하지만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말, 두 차례 큰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잘 극복한 국내 금융시장은 좋은 교훈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크고 위협적인 태풍이라도 며칠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평온하고 화창한 날씨가 다시 찾아오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로 지금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조만간 국제사회의 공조를 통해 적절한 해결책이 나와서 이 위기를 극복한다면 다시 건전하고 투명한 금융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항상 위기 뒤에는 기회가 온다는 말이 있다. 그렇지만 이 말은 항상 잘 준비된 사람들에게는 위기가 도리어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지만, 준비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불안과 공포로 많은 것을 잃게 되는 절망의 상황이 될 수가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번에 또 다시 찾아온 금융위기는 지금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있거나 참여를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또 한번의 기회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모쪼록 이 위기를 잘 활용하여 자산을 증대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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