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려 먹고…말려 먹고…술로 마시고… 명품대접‘청도반시’

감하면 ‘상주곶감’이 떠오른다.

그러나 ‘상주곶감’ 만큼 사람들이 잘 알지는 못하지만 둥글넓적하니 탐스럽게 생겼다 해서 이름 붙여진 청도반시(盤枾)가 명품으로 뜨고 있다.

‘감의 고장’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청도지역의 감 수확량은 연간 1만7000여t으로 경북 생산량의 55%, 전국 생산량의 20%로 1위다.

감나무는 청도군목으로 지정돼 있을 정도로 청도사람이면 누구나 고향을 연상하면서 떠올리는 것이 감나무다.

지난해 청도지역 감 생산 농가가 벌어들인 수입은 160억원이 넘는다.

재배면적 1천643ha에 5천여 농가가 재배해 연간 2만5천여t을 생산하고 있으며 특히 매전, 풍각에서 많이 재배하고 있다.

청도감이 이처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다른 지역 감에 비해 당도가 높고, 씨가 없기 때문.

일반 감은 당도가 13%에 불과하지만 청도 감의 당도는 18%가 넘는다. 청도 감으로 곶감을 만들면 너무 달아 3개 이상을 먹지 못할 정도다.

청도반시를 이 지역에서 재배하면 씨가 생기지 않지만 바로 인접한 경산에만 가도 씨가 생기는 등 게르마늄이 풍부한 토질도 품질이 우수한 감을 생산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청도반시’는 요즘 우체국을 통해 하루 10kg들이 4천∼5천여 상자, 4.5t트럭 13대 분량이 전국 소비자에게로 팔려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아이스홍시, 조각곶감인 감 말랭이, 감 카스텔라, 감식초, 감잎차 등 감 관련 가공품을 전국 처음으로 선보여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감 가공품에서 생기는 수입은 가공하지 않은 감만 출하할 때보다 곱절이 넘는다.

가공품 개발은 지난 94년 유례없는 풍년으로 일시에 감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가격이 예년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던 감값 대파동이 계기가 됐는데 농산물 시장이 개방되더라도 외국 감과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감 가공품 개발은 농가의 소득증대와 함께 연중 고른 공급을 가능케 해 매년 감 수확기면 되풀이되다시피 하던 감값 파동 문제도 해소하는 등 일거 양득의 효과를 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 된 제품은 아이스홍시. 겨울철에 감을 홍시로 최대한 숙성시킨 뒤 급속냉동처리했다가 여름에 선보이는 이 제품은 전통의 맛을 그리워하는 도시인들의 구미에 맞아 여름철 인기품목으로 팔리고 있다.

청도군 농업기술센터에서 개발한 감가루와 밀가루를 배합해 만든 감 카스텔라는 아이스홍시를 이을 차세대 전략상품으로 특허가 출원된 상태다.

감을 네 조각으로 자른 뒤 말린 감 말랭이는 곶감 대용품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두원농산에서 건조기간을 기존 45일에서 일주일 이내로 줄이는 획기적인 기술을 소개해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품목이기도 하다.

감식초는 이미 한물 간 품목이지만 감의 본고장이라는 명성에 힘입어 꾸준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감잎차는 새순이 돋아날 때 잎을 따낸 뒤 말린 것으로 순환기 질환에 으뜸이어서 녹차대용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청도군은 청도반시의 산업화를 이루기 위해 가공산업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생산-가공-유통, 마케팅-문화, 관광을 연계하는 청도반시 클러스터를 구축하기 위해 5대부문 14개 신활력사업을 선정했다.

올해부터는 반시에서 가공한‘감 말랭이’를 국내 수출입회사 그린오션을 통해 해외시장을 개척해 일본, 미국, 호주, 영국 등 수출계약을 이미 체결해 수출하고 있다.

한편 청도반시는 조선명종 1년(1545년) 청도군 이서면 신촌리 세월마을 출신인 일청제 박호 선생이 평해군수로 재임하다가 향리로 귀향시 중국에서 감나무 접수를 무우속에 꽂아 와서 청도의 고욤나무에 접목한 것이 이곳 토질과 기후에 맞아 ‘세월반시’가 됐고 뒤에 청도의 전역으로 널리 퍼져 청도반시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청도반시로 만든 다양한 제품들

▲아이스홍시 및 과육퓨레-종전 한시적으로 먹을 수 있었던 청도반시를 연중 소비자가 맛을 볼 수 있도록 개발했다.

▲감말랭이-씨없는 청도반시를 3-4등분해 깨끗하게 건조한 공해가 전혀 없는 청정식품으로 홍시와 곶감의 중간 정도의 유연한 육질과 당도, 비타민, 미네날을 함유하고 있어 남녀노소가 즐겨 먹을수 있는 자연식품이다.

▲감 카스테라 -밀가루 카스테라에 비해 쉽게 굳어지지 않고 부드러우며, 감 특유의 향미가 더해 뒷맛이 향긋하며, 고혈압, 당뇨병 예방과 숙취해소 효능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감식초-비타민 C가 풍부해 피부노화 방지, 성인병예방,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다. 숙취에는 으뜸이다.

▲감와인-화이트 와인이면서 포도 레드와인보다 20배정도 탄닌(떫은 맛)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며 심장병이나 노화방지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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