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균 대구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하태균 대구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지난 3일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대구스타디움 국기 게양대에 처음으로 태극기가 올라갔다.

비록 메달 공식집계에는 포함되지 않는 번외경기(장애인 휠체어)였지만 남자 휠체어 T53 400m에 출전한 한국의 유병훈(39)이 50초69로 은메달을 획득한 이날, 경기장을 가득 메운 3만5천여명의 홈팬들은 처음으로 국기게양대에 태극기가 펄럭이자 기립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한국은 그동안 세계육상대회 개최국이면서도 메달 획득은 고사하고 각 종목마다 결승에 조차 진출한 선수가 없어 고민했다. 그나마 남자 멀리뛰기에서 김덕현(26) 선수가 유일하게 결승에 오른데 위안을 삼았다.

대구시장애인체육회 하태균 사무처장이 4일 오후 두류공원 태니스장 코트에서 장애인 선수와 담소를 나누고 있다.

하지만 조직위 측과 각 언론이 주목하지 않았던 하반신이 없는 장애인 선수가 비장애인 선수들을 대신해 번외경기에서 메달을 획득, 개최국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다소나마 세우게 됐다.

이렇게 유병훈 선수를 비롯해 우리나라 장애인 선수들은 뛰어난 기량과 꾸준한 노력으로 전 세계를 누비며 각종 메달 획득은 물론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를 전세계에 떨치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외면받고 있다.

이에 지난해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에 대구 출신의 국가대표 10명이 출전해 금 2, 은 2, 동 6 개를 수확, 대한민국이 3위를 기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낸 하태균 대구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을 만나 장애인 체육 활성화 방안과 문제점을 짚어봤다.

-취임 1주년 맞은 대구시장애인체육회 하태균 사무처장

뜨거웠던 날씨만큼 장애인 체육의 활성화를 위해 불철주야 열정을 불사르고 있는 대구시장애인 체육회 하태균 사무처장(사진).

"장애인 체육은 장애의 유무를 따지지 않고,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체육, 시민들과 함께하는 체육이 되어야 한다."며 장애인체육의 활성화를 위한 그의 노력은 첫 모습에서부터 강력한 인상을 자아내는데 부족함이 없다.

대구지역 20개 경기가맹단체와 소속선수들 중에는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를 포함, 지난해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에 대구 출신의 국가대표 10명이 출전해 금 2, 은 2, 동 6 개를 수확, 대한민국이 3위를 기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또, 올 봄 수성못 횡단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수영의 임우근 선수는 100m에서 아시아신기록 수립하는 등 큰 성과를 이뤄냈다.

이런 괄목할만한 결과물과 더불어 내년 런던 장애인올림픽에는 지역선수 10여명이 국가대표로 참가해 다시 한 번 대업을 이뤄낼 각오로 훈련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의 속내를 들여다 보면 겉과는 전혀 상반된다.

지역 장애인 체육 선수들은 열악한 여건속에서 운동장소와 장비 부족 등으로 자신과의 싸움을 견뎌내고 있다. 여기에 주변의 관심부족은 더없는 의욕의 상실로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하 처장은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을 위해 우선 학생체육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한때 대구가 장애인 체육의 중심지였고, 장애인 체육발전을 위한 많은 역할을 해왔으나 타 시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우수 선수들이 타 시도로 터전을 옮기는 등 어려움이 가중돼 뿌리의 재건을 위해 학생체육 활성화 만이 대구장애인 체육의 미래를 보장한다고 판단, 8개의 지역 특수학교와 특수학급을 중심으로 체육 지도자 파견, 운동용기구 지원, 체육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장애인 학생체육의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 처장은 취임 초기부터 자신의 급여 30%를 지역 장애인 체육발전을 위해 기부하고 있으며, 매월 1회 체육회 소속 전 직원과 함께 지역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무료 급식봉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체육회 직원과 장애인선수들이 한 데 모여 300포기의 김장김치를 담아 어려운 선수들에게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 7월부터 9주동안은 대구지역 8개 구·군청과 시청 로비에서 지역 장애인 체육선수의 활약상을 담은 장애인체육사진 전시회를 개최해 청사를 찾는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장애인체육활동 지원을 위해 500명의 대학생 봉사단을 구성, 물리치료 및 경기지원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100여명의 아줌마 봉사단을 창단해 장애인체육선수들의 활동에 더욱 밀착하는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또, 올해 초 2천55명의 생활체육신규동호인을 새롭게 모집한 하 처장은 "체육활동을 생각지도 못하고, 또 직접 접할 엄두도 내지 못한 장애인을 체육 현장으로 불러 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며 "더 많은 체육을 갈구하는 장애인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하 처장은 대구 보건학교, 영남대학교 특수체육학과와 장애 MOU를 체결하고 해당 학교의 강당이나 체육시설을 장애인들이 마음껏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구시장애인체육회는 지난달 20일 지역 최초로 장애인스포츠 지도자양성기관으로 지정돼 영남지역의 거점기관으로 장애인스포츠 지도자 양성에도 열을 쏟고 있다.

장애인 체육선수들의 안정적인 운동을 위해서는 지도자의 적재적소 투입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체육계 전문가들은 장애인 체육 및 선수들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업팀의 결성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오는 2013년은 전국장애인체육대회의 대구개최로 대구 장애인체육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맞는다. 이를 계기로 새롭게 단장하는 경기장과 더욱 많은 관심·사랑으로 장애인체육의 발전을 기대한다.

하 처장은 고등학교 시절 전교 학생회장 출마를 위해 시작했던 웅변이 그의 인생의 방향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그는 세 번의 대구광역시장 후보 선거유세를 총괄했고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중앙유세단에 합류 전국을 누비며 유세현장을 다녔다.

과거 이력이 말해주듯 여전히 말하기 좋아하는 하 처장은 시간이 날때마다 경기장을 직접 찾아 훈련에 매진하는 선수들과의 현장 소통을 즐긴다. 이런 발로뛰는 행정이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큰 힘이되고 응원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장애인체육의 발걸음이 한결 가볍고 친근해 지는 것은 하 처장의 뜨거운 열정이 만들어 낸 결실이 아닐까….

-사할린 현지방문 행사

하태균 처장은 장애인체육회의 발전 뿐만아니라 사할린 동포들을 위한 민간차원의 교류 활동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08년 광복 63주년, 건국 6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한인회와 공동개최한 사할린 현지방문행사를 시작으로 올해 4년째 이어지는 행사는 민족통일대구청년회 회원을 비롯, 대구시민 한 분,한 분이 모아 보내준 한국어사전과 한복 등을 전달하며 현지 동포들에게 모국의 정을 나누는 따뜻한 장이 돼 오고 있다.

특히, 이 행사는 사할린 방문에만 그치지 않고 매년 사할린의 대학생을 초청, 한국어 교육 및 대구문화체험 행사와 더불어 한국과 대구를 알리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으며 현지방문 내용을 알리는 사진 전시회 등을 개최, 시민들과 감동의 순간을 함께 나누는 자리도 마련해 오고 있다.

특히, 지난 2008년 현지 방문 이후 초청된 러시아 명문 유즈노사할린스크 시립 오케스트라 초청 공연은 수성아트피아 공연, 달서구청 즉흥 공연 등으로 대구시민에게 아름다운 클래식의 선율과 아리랑을 연주해 고려인의 삶과 혼을 담은 연주로 큰 성황을 이뤘다.

이러한 민간교류의 외교관 역할을 도맡아 진행해온 하 처장은 러시아 유즈노사할린스크시 문화국장으로부터 정부 감사장을 전달받기도 했다.

또, 이듬해 이뤄진 러시아 사할린경제법률대학교와의 자매결연에서 하 처장은 한인을 위한 문화교류의 성과에 대한 감사와 학생초청 교육, 강연 등으로 한인 2세 강영복 총장으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받았다.

하 처장은 "사할린 동포들의 60년 세월의 고난사를 직접 듣고, 느끼면서 한국의 청년들이 직접 나서 아픈 역사의 고통을 치유하고, 맺힌 한을 달래야 하는 책임을 통감했다"며 "앞으로도 민간차원의 교류를 계속해서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민족통일 대구청년협의회 회장이기도 한 하 처장은 평양민속예술단과의 자매결연으로 매년 새터민 지원사업과 한마음통일음악회 등 예술단 공연 등을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대북지원과 관련된 노력과 새터민을 위한 노력에도 책임을 다하고 있다.

1남 4녀중 넷째인 하 처장은 풍겨나는 겉모습에서 뿐만아니라 실제로도 뜨거운 열정으로 대구를 위해 동분서주 하는 모습이 늘 인상적이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