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순교자 성월'…순례 미사 등 다양한 행사

지난 1일 대구대교구가 순교자 현양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한국 천주교회는 9월을 '순교자 성월(聖月)'로 정하고 한 달 동안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을 기리는 다양한 행사를 연다.

특히 신해박해(1791), 신유박해(1801) 등 천주교가 박해받던 시절 순교한 124명의 순교자와 한국의 두 번째 사제인 최양업 신부의 시복시성(諡福諡聖)을 위한 기도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친다.

대구대교구는 지난 1일 복자성당(주임 정성우 바오로 신부)에서 교구장 조환길(사진·타대오) 대주교와 교구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대구대교구 순교자 현양 미사를 봉헌했다.

1부 행사로, 병인박해 때 순교한 허인백(야고보), 김종륜(루카), 이양등(베드로) 순교자의 유해가 안장 된 잔디밭에 모여 앉은 신자들은 오후 7시 30분, 미사에 앞서 묵주기도와 하느님의 종 125위 시복시성 기도문을 바쳤다. 그리고 대구대교구 평협 간부들이 헌화를, 가톨릭문인회원이 이태수 시인의 '순교자성월의 첫 기도'를 헌시했다.

이어 2부 행사인 순교자 현양미사가 봉헌됐다. 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는 복자성당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125위 시복시성 운동을 펼치는 가운데 순교자 모범을 본받아 거룩한 생활을 하자"고 말했다.

한편 대구대교구는 복자 성당에서 교구 순교자 현양 미사 후 4일 성당별로 시복시성 기도운동 선포식을 열었다.

한국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는 4일 한국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솔뫼성지에서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의 주례로 미사를 봉헌하고, 솔뫼성지를 출발해 합덕성당, 무명 순교자묘, 신리 성지까지 도보 순례했다.

대전교구는 오는 23-25일 해미 성지에서 '해미 순교자 현양 문화 행사'를 열고 서화전, 학생 사생대회, 백일장, 순례 미사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또 마산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역시 오는 25일 명례 성지에서 '순교자 신석복의 삶과 명례성지에 대한 고찰'을 주제로 순교 영성 포럼을 연다.

한국 천주교 순교자 중 현재까지 103명이 성인(聖人)으로 선포됐으며 천주교계는 나머지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시복시성 주교 특별위원회'는 앞서 2009년 6월 교황청 시성성을 방문, 순교자 124명과 최양업 신부의 시복시성을 위한 공식 청원서를 제출했으며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은 1949-1952년 선교활동을 하던 중 순교한 북한 덕원 자치수도원구와 함흥교구 소속 순교자 38명의 시복시성을 추진 중이다.

주교회의는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은 단순히 성인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선조들이 목숨 바쳐 전해준 신앙의 의미와 본질을 새롭게 깨닫고 우리의 신앙을 쇄신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복시성 주교 특별위원회 위원장 박정일 주교는 "죽음으로 믿음을 지킨 순교자들에 대한 공경과 감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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