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넘어 히말라야로 (10)

네팔 쪽에서 바라본 중국 국경 풍경.

중국과 네팔의 국경지역인 장무로 향하면서 오지 마을을 방문하기로 했다. 네팔로 가면 간식도 필요치 않을 것 같아 먹을 것 대부분을 내려놓고 가려고 한다.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시냇물도 아슬아슬하게 건넜다. 마을은 변변히 농사지을 땅도 없는, 말 그대로 척박한 곳이었다. 이십여 가구 정도가 사는 작은 마을이었다. 집집마다 깨끗한 카펫을 가지고 나와 마당에 깔아 우리를 앉게 하고 따뜻한 차를 내왔다. 유순하고 초연한 영성을 가지고 있는 그들은 우리들에게 행복을 주었다. 이곳을 지나가는 여행객들이 이 마을을 때때로 찾아주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다.

마을을 떠나 얼마 되지 않아 포장도로가 시작됐다. 병풍처럼 늘어선 히말라야를 감상할 수 있는 라룽라(5200m)고개를 지난다. 마지막으로 고도가 높은 곳이다. 설산들이 환송하러 모두 나온 것 같았다. 내가 만났던 초모랑마, 초오유, 시샤팡마가 꼭 다시 오라고, 무사히 잘 가라는 듯 손짓한다.

네팔 코다리 버스 터미널 풍경.

라룽라(5200m) 고개를 정점으로 네팔로 가는 길은 고도가 많이 내려간다. 국경도시 장무(2300m)로 가는 길은 수많은 폭포가 장관을 이루는 보테코시 계곡을 경유하여 가는 우정공로(Friendship Road)는 산을 깎아 만들어서 가는 길 내내 곡예를 하는 기분이었다. 이 길을 만드느라 3만 명이 희생되었다 한다. 티베트인인지, 중국인인지는 분명치 않으나 나라 간의 우정(?)을 지키느라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장무에 도착하기 전에 있는 니알람에 들러 잠시 쉬었다. 5시간 정도 걸려 장무에 도착했다. 장무는 도시가 산비탈에 위치해 집들도 농토도 다 계단식이다. 국경도시답게 여러 인종이 모여 시끌벅적 복잡했다. 잠깐 시내를 돌아보는데 환전상들이 돈을 바꾸라고 따라온다. 고도가 많이 낮아졌고 국경은 바빴다. 국경 초소까지의 좁은 길에 짐과 차량들이 줄지어 있다. 그동안 고마웠던 랜드크루저 기사와 작별했다.

보드나트(Boudnath)사원은 세계 최대의 불탑으로 Bodh(깨달음)의 Nath(사찰), 즉 보드나트(Boud nath)라 한다.

다리 위에 그어진 빨간 선을 넘어가면 네팔인 것이다. 한 발짝 뛰어 선을 넘자마자 "뵈랑첸!(티베트 독립만세)"하고 외쳤다. 사진을 찍지 못하게 중국 공안이 감시했다. 코다리(Kodari) 출입국 관리소에서 네팔 비자를 받기 위해 간단한 면담과 체온 체크를 하고 입국수속을 마쳤다.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기사와 흥정하여 카트만두로 향했다. 2시간의 시차로 시계를 고쳤다.

이곳부터"나마스테!(안녕하세요)"라고 한다.'나마스테'(namaste)란 말은 산크리스티어(인도·네팔·티베트 언어)로 "내 안의 신이, 당신의 신께 경배드립니다!"란 뜻이다.

카트만두에서 144킬로미터 떨어진 코다리(Kodari)는 네팔과 중국 간의 국경지대이다. 아찔할 정도로 황홀한 자연풍경 외에도 예전 네팔 상인들 무역 루트의 출발지였던 이색적인 역사를 지닌 곳이다. 북쪽으로 라사를 향하던 상인들은 티베트 고원으로의 험난한 여정이 시작되는 동쪽을 향하기 전에 쿠티(Kuti)를 지나 코다리를 통과하여만 했는데, 이 국경마을은 아직도 중국과 네팔 사이의 중요한 무역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네팔은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우는 세계 10대 고봉 중 8개와 7650미터가 넘는 봉우리가 50 개 이상 존재하는 자연적 경이가 넘치는 나라다. 문화와 언어가 다른 60여개 종족의 소수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세계 유일의 힌두왕국이며 석가모니 탄생지로 불교문화의 모태이기도 하다. 히말라야의 만년설, 불교와 힌두교의 성지인 까닭에 많은 산악인들과 종교 순례자, 여행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박타푸르시(Bhaktapur)는 카트만두 남동쪽에 있으며 아름다운 건축물이 있는 곳이다. 카트만두, 파탄과 더불어 고대 말라 왕조의 세 왕국 중 하나였던 도시로 왕궁과 그 주변 건축물들이 세계 문화유산(유네스코)으로 지정되었다. 865년 라자 아난다 말라가 세웠다고 전해진다. 두르바르 광장에는 1700년에 건립된 옛 궁전은 아름다운 목재 조각품과 정교하게 금박을 입힌 금문으로 유명하다. 정문 맞은편 돌기둥 위에는 부파틴드라 말라 왕의 동상이 있다. 남쪽에 있는 광장에는 18세기에 세워진 5층 사원 나자타폴라데와이와 '싱가'(singhas·신화에 나오는 사자)의 모습을 한 동상 2개가 수호신처럼 지키고 있는 바이라바 신(神)의 사원이 있다. .

나갈코트(Nagarkot)는 히말라야 전망대로 유명한 곳으로 해발 2164미터에 위치한다. 카트만두 시내에서 동쪽으로 약 35킬로미터 떨어져 있으며 차로 약 1시간30분 소요된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랑탕, 마나슬루, 안나푸르나, 에베레스트의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능선을 따라 트레킹을 하면 좋다.

보드나트(Boudnath)사원은 세계 최대의 불탑으로 Bodh(깨달음)의 Nath(사찰), 즉 보드나트(Boud nath)라 한다. 카트만두 중심가에서 동쪽으로 7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탑 주위에는 티베트 사람들의 집단촌이 형성되어 있다. 이 탑은 단계별로 우주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에너지를 상징한다고 하는데, 각각 땅(아래쪽 4층 대좌), 물(반원형의 돔), 불(눈과 13층 첨탑), 바람(우산모양의 구조물), 하늘(꼭대기 첨탑)이다. 탑의 중심부에 그려진 눈은 지혜의 눈이다. 이 탑을 돌 때는 반드시 시계방향으로 돌아야 한다. 불교신자들은 <옴-우주>,<마니-지혜>,<반메-자비>,<훔-마음> 즉 '옴 마니 반메 훔'을 암송하면서 탑돌이를 한다.

레쌈 삐리~리, 레쌈 삐리~리

우레라 자우끼 다라마 번장, 레쌈 삐리리

레쌈 삐리~리, 레쌈 삐리~리

우레라 자우끼 다라마 번장, 레쌈 삐리리

레쌈 삐리~리, 레쌈 삐리~리

우레라 자우끼 다라마 번장, 레쌈 삐리리

(△레쌈: 뽕나무 또는 뽕나무 잎, △삐리리: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의성어, △다라: 언덕, △번장: 고개, △우레라 자우끼: 날아가는 모습)

굽이굽이 산으로 이어진 티베트 처녀 총각이 짝을 찾기 위해 부르는 노래다. 티베트에 머무는 동안 차에서 들었던 노래로 우리의 아리랑과 같은 노래다. 지금도 이 노래를 들으며 불교의 성지라 부르는 티베트 강 린포체(카일라스)로 가는 꿈을 꾸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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