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경북개발공사 사장

김영재 경북개발공사 사장

처음에는 인터뷰를 조심스러워했다. 아직까지는 별로 내세울게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막상 인터뷰를 시작하자 경북개발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차분하면서도 자신에 찬 모습으로 소신을 곁들여 가며 이어갔다. 지난해까지 적자였던 공사를 흑자 기조로 만들어 놓겠다고 했다.

경북도 자치행정국장과 정무부지사, (재)경북도 경제진흥원장을 거쳐 올해 1월 경북도개발공사 사장으로 부임한 김영재(66)씨.

취임 9개월째를 맞고 있는 그는 안동에 조성되는 도청 신도시가 그 자리에서 꽃을 잘 피울 수 있도록 기반조성을 해 명품도시로 만드는 것이 공직자로서 마지막 봉사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책임경영을 중요시하는 김영재 사장이 현안사업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이종현기자 salut@kyongbhk.co.kr

도청이전에 물심양면으로 협조해 준 주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경북개발공사의 업적처럼 보이는 것도 때로는 경북도와 도지사의 공으로 돌리며 겸손해 하기도 했다.

-도청이전을 추진하고 있는데, 먼저 진척 상황은 어느 정도입니까.

"아시다시피 도청 이전 신도시는 안동시 풍천면과 예천군 호명면 일원에 10.97㎢(330만평)규모로, 사업비가 2조2천억원 정도입니다. 1, 2, 3단계로 나눠 조성됩니다. 먼저 1단계는 2010~2014년까지 4.76㎢에 도청과 도의회 등 행정타운과 유관기관을 비롯해 인구 2만6천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단계는 2015~2020년까지 인구 4만명을 목표로 이를 수용할 상업시설, 종합병원, 종합운동장, 복합환승센터를 개발할 계획입니다. 3단계는 2027년까지로 산업단지와 테마파크, 도시자족시설 등을 완성할 방침입니다."

-현재까지 보상은 어느 정도 됐습니까. 주민들이 보상가에 대해 불만이 있던대요. 대책은 없습니까.

"보상은 우리가 인원수 대비해서 한 50%정도이며 금액대비 36%입니다. 특히 2014년도에 들어서게 될 도청 행정타운은 118억원중 113억원이 완료돼 95.5%의 실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상과 관련해, 주민들은 보상가를 왜 2008년도 기준으로 하느냐에 대해 불만이 있는게 사실입니다.

말하자면 2010년도 지가를 기준으로 보상을 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법에 그렇게 못하도록 돼 있습니다. 고충처리위원회에 2010년 기준으로 보상해 달라고 주민들이 진정도 했습니다. 그러나 각하됐습니다. 2010년 기준으로 보상한다는 것은 법에 맞지 않다는 것이지요. 참 안타깝지요. 그래서 생계대책위원회에서 5천만원 미만을 수령한 자에 대해서는 보증도 써주고 생계대책에 주택도 새로 분양을 받으려고 하면 D/C도 해주고 생계대책지원이라는 제2의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어요."

그는 도청이전 사업이 수익성은 있느냐는 물음에 2027년도에 마무리가 다 되면은 경제적 효과야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꼭 공기업만이 얼마를 남겠다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만, 2027년이 되면 1천200억 정도의 흑자가 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도청을 이전하는데 사업비가 2조원 훨씬 넘게 드는데 사업비 확보는 잘 돼 가고 있는지, 또 부족한 사업비는 어떻게 충당하실 방침이신지요.

"지금으로서는 2조2천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어요. 전부 마련해야죠. 국비가 어느 정도 올런지 모르겠지만, 경북도에서 국비 확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전남도청을 무안으로 옮길 때 정부가 국비를 7천억~8천억원 정도를 줬을 겁니다. 부족한 사업비 확보를 위해서 기채승인을 받아놨습니다. 4천500억원 입니다. 10.97㎢의 땅을 조성하려면 당장의 많은 개원이 없기 때문에 기채승인을 행정안전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놨습니다. 정부에서 기채승인도 함부로 하지 않습니다. B/S비율이 다 1.0이 넘어야 하는데 우리경북개발공사는 1.0이 다 넘었어요."

경북개발공사의 재무구조에 대해 묻자 공기업의 특성상 많은 이익을 남겨도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그래도 적자는 곤란한 만큼 올해부터 흑자를 내도록 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결산 결과를 보면 70억원 정도 적자를 봤어요. 물론 부동산 경기 침체때문이지요. 그러나 올해 2/4분기까지 전체를 보면 30억원 정도 흑자를 보고 있어요. 연말에 결산을 하면 30~40억 흑자는 이루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어요. 경상경비를 절약도 하고, 허리띠 졸라매고 한 결과겠죠. 이자수익도 좀 나오고요.

그는 도청 신도시 건설과 함께 경북 안동시 도산면 동부리 일원에 추진중인 세계유교선비문화공원(한국문화테마파크)의 조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세계유교선비문화공원은 103만㎡의 부지에다 올해부터 사업비 3천84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16년에 마무리 되는 대형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국비가 70%가 지원되고 지방비는 30%정도. 특히 금년 8월 경북개발공사가 한국관광공사와 경북관광개발공사의 도전을 물리치고 위·수탁 사업지로 선정된 것. "문화관광부에서 주관을 하는데 우리가 위탁사업자로 선정이 됐어요. 위탁사업자로 선정이 되면 위탁 수수료만 받아도 116억원이나 됩니다. 경북도와 김관용 지사님의 치밀한 작전 덕분에 쟁쟁한 경쟁을 물리치며 쾌거를 이룰 수 있었지요."

-영천 청통 골프장을 매각하려 한다면서요. 경영개선의 일환인가요.

"행안부에서 행정개선명령이 내려왔어요. 청통골프장을 매각하는 것이 더 공기업에 유리하다라는 판문을 한 것이지요. 이달 말쯤 되면 공고가 나갈 겁니다. 특히 세계유교선비문화공원인 한국문화테마파크 공사를 전부 개발공사가 다 하게 돼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완공되고 나면 거기에 입장료 받는거나, 운영권 등을 포함해 엄청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봅니다. 나중에 직원들 숫자도 불어나게 될 것이고요. 이게 괜찮게 움직이도록 돼 있어요."

-너무 도청이전에 대해서만 이야기 한 것 같군요. 그런데 업무 계획을 보니까 임대주택 공급이 주춤한 것 같은데요.

"아 그렇습니다. 임대주택을 더 공급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도청 이전이라는 숙명적 과제 때문이지요. 돈이 모두 도청이전에 집중됩니다. 심지어 기채를 내어서라도 도청이전 사업을 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당분간 임대주택 사업을 보류하려고 합니다. 지금 현재 구미 옥계와 백천 등을 포함해 1천세대를 분양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공직자의 길을 걸어왔는데 마지막 꿈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바람이 있다면.

"지금까지 공직생활도 오래했고 했지만, 제가 지금 이 순간 바람이 하나 있다면, 태어나서 도청이 아무 말썽없이 조용히 잘 제자리에 가서 꽃을 피울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영광이 없겠습니다. 내 마지막 봉사의 기회이기도 한데 '진짜 명품도시를 하나 만들어주고 죽은 놈이다'는 말을 들었으면 제일 좋겠습니다. 또 저는 책임경영을 하겠습니다. 공사의 경영방침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는 개발공사 노동조합원들에게도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노조가 협조를 잘 해줘 고마워요. 마치 노조가 스스로 없어진거 같아요. 노조원들이 안동까지 가서 고생하는 직원들 격려하고요. 노조간부들이 주민설득시키러 현장에서 발로 뛰고 있어요. 우리 직원들이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가보면 알 겁니다. 저가 '참 행복하다'고 느껴요.

인터뷰를 마치려고 하자 김 사장은 이 말을 꼭 기사에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도청이전이라는 이런 명제 아래 정든 땅, 고향 땅 다 두고 떠나야 되는 주민들의 마음에 대해 참 아프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대(도청이전)를 위해서 소(개인)를 희생하는 그런 정신으로 임해준 주민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뜻을 전해 달라"고 했다.

김영재 경북개발공사 사장 약력

△1944년 경북 구미 출생 △선산군 근무(1971년) △내무부(현 행정안전부) 근무(1980년 10월)-행정과, 총무과, 감사과 △경상북도 근무(1990년 2월)-예산담당관 △〃 도지사 비서실장 △〃 보건환경 산림국장(1999. 8) △〃 문화체육관광 국장(2000. 8) △〃 자치행정 국장(2001. 2) △〃 경제통상 실장(2002. 7) △〃 정무부지사(2003. 9~2004. 12) △(재)경상북도경제진흥원장(2005. 7~2011. 1)△경상북도개발공사 사장(2011. 1. 17~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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