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구( 공인중개사, 비학합동공인중개사사무소 )

요즘 아파트 시장을 보면 차츰 안정돼 가긴 하지만 대구, 경북지역에서도 몇 년 전부터 전국적 추세에 동반해 미분양사태와 전세난에 허덕이고 있다.

아파트는 남아도는데 전세금은 고공행진을 하고 집주인들은 저축금리보다 높은 월세를 선호하는 터라 가진 것 없는 서민들은 발만 구르고 있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은 미래의 설계를 꿈꾸기도 전에 전셋집 얻기라는 고달픈 현실을 먼저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을 주의 깊게 들여다 보면 전세 수요자들의 의식변화와 평수×차익이라는 투기수요에 호응한 건설사들이 중, 대형아파트 건설에 몰두한 나머지 공급면적 분배의 실패와 무차별한 분양이 그 원인이라 하겠다.

예전의 신세대라고 불리우던 젊은 세대들이 성장해 결혼적령기를 맞이하면서 기존의 주인세대와 마당을 같이 사용하는 전통적 단독주택 전세를 기피하는 성향이 또렷해지고 독립적 주거형태인 소형아파트를 선호하면서 기존의 소형아파트 세입자들과 함께 소형아파트의 전세난과 매매 난에 기폭이 되었다.

대구의 경우 경매 등을 통한 외부자본이 유입되고, 경북의 경우 소형아파트 단지의 건설이 미비하면서 수요를 따라 가지 못하는 실정에 이르렀다.

넘쳐나는 소형아파트 시장의 수요는 중형아파트 시장으로 돌파구를 찾게 되었고, 그나마 중형아파트시장은 선전하게 됐으나 미국 발에 이은 유럽 발 금융위기가 연일 탑 뉴스를 장식하면서 금융이나 정부정책에 의존도가 높은 대형아파트시장은 미분양 속출이라는 사태를 맞게 됐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이런 현실을 겪으면서도 가장 기반이 되는 소형아파트 건설보다 여러 가지 이유로 중형아파트의 약진을 발판으로 삼아 중형아파트 건설만을 많이 염두에 두고 있는듯하다.

이러한 상황은 추후 중형아파트의 대량 공급 사태를 야기 시킬 것이고 또 다른 기형적 공급과 수요의 형태로 중형의 하락과 소형, 대형아파트의 부족을 야기 시키는 상황을 몇 년 후 다시 초래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파트시장은 전체 부동산시장의 척도라 불린다. 아파트 시장이 불안하면 전체 부동산시장의 예측이 힘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부동산시장의 중심은 아파트시장이고 아파트시장의 중심은 언제나 중산층 이하 대상인 국민주택시장임을 다시금 깨달아야 할 때이다.

서민들이, 젊은 세대가 거주하는 소형아파트가 건실해져야 하겠고 그 위에 중형과 대형아파트가 피라미드식 구조로 되어 있을 때 아파트시장은 안정된다 하겠다.

최근 들어 미분양아파트도 조금씩 줄어들고 전세시장도 나아진다 하지만 요즘의 아파트시장은 풍요속의 빈곤이라는 말이 어울릴듯하다.

넘쳐나는 미분양과 필요한 소형아파트의 부족이 공존하는 혼돈의 시대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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