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갑용 리빙경매 대표

2004년 3월 22일 '성매매방지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이 제정돼 공포·시행된 후 많은 숙박업소가 법원의 부동산경매 법정으로 넘겨졌던 기억은 지금도 또렷하다.

당시 부동산(경매) 매수(買收)와 관련한 조언을 듣기 위해 필자를 찾았던 많은 투자자들에게 이 같은 여관을 추천했으나, 대개의 사람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아니 거들떠보기는커녕 돌아서서 욕을 하였음도 전언(傳言)에 의해 기억한다.

부동산은 단위가격이 높은데다가 경매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용기와 어려운 결단이 필요했을 것임에도, 정부의 법률시행 및 국민적 공감대 형성으로 매출이 종전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어 천덕꾸러기였던 여관을 내공이 깊지 않은 투자자에게 권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의 권유를 따른 어느 분은 오래전에 건축해 시설이 열악한 모텔을 낙찰 받아 대수선 과정을 거쳐 새롭게 문을 열어 지금까지 큰 수익을 내고 있는데 이유는 자명하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부동산이었기에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낙찰을 받았고 이는 법원경매만이 갖고 있는 매력이자 초기 투자금액을 줄여야만 월세와 매각 시 수익률이 높아지는 부동산투자의 정석을 따랐으며 성매매특별법 시행 후 몇 년 동안 많은 여관이 폐업을 했지만 신축 호텔(모텔)은 없었기 때문이다.

흔히들 막다른 골목의 끝집이나 아파트의 아래층에는 투자하지 말라고 하는데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부동산도 나름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예컨대 저층에 위치한 아파트도 고층(속칭 로얄층) 대비 80% 정도의 가격은 유지하기 때문에 찾는 이가 적은 저층아파트는 지금이 매수의 적기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대형아파트를 찾던 시대는 끝났고 소형아파트가 대세라고들 한다. 이 또한 틀리지 않는 말이다.

하지만 모두가 대세라고 하는 부동산은 이미 너무 올라버려 나에게는 대세가 아닌 부동산일 수도 있다.

소형아파트의 가격이 치솟고 전세 값이 폭등해 수요가 늘어나면서부터 건설업체들도 조심스레 분양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지만 다들 소형 위주이다.

아파트는 최소 2년~3년의 공사기간이 필요하고 토지를 매입해 신축하는 경우에는 4~5년, 또는 그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하므로 당분간은 수요 대비 공급량이 적은 소형아파트의 대세 상승에 큰 이의를 제기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경제가 성장하고 소득이 높아지면 대형 평형에 대한 수요가 없지 않을 것임에도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분양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지금처럼 대형아파트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을 때는 법원 경매를 통한 투자 및 수익 창출의 가치와 그 결과를 가늠해볼 필요가 있다.

작금, 소형아파트의 소유자 중에는 중개업소로부터 매도를 권유받은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식구가 많고 집이 좁아서 언젠가는 평수를 늘려 살아야 할 입장이라면 지금이 갈아타기의 적기라고 본다.

소형아파트는 대체적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세론(世論)이지만 오를 만큼 올라버린 상태에서 더 이상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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