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민규 사회부기자

연초부터 포항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포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포스코건설이 창사 17년만에 국내 건설사 중 수주실적 1위를 달성한 것이다.

포항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흐뭇하고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앞서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7월 건설업계에서 아성으로만 여겨졌던 '빅4'에 등극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그 동안 포스코가 글로벌 철강기업으로 기세를 떨칠 때, 묵묵히 제 길을 걸어온 포스코건설을 '너무 몰라주지 않았는가'라는 미안한 생각마저 든다.

포스코건설은 포항제철소 건설과정에서 축적한 포스코의 엔지니어링 기술과 인력을 토대로 1994년 출범한 종합건설회사다.

포스코건설은 17년의 짧은 업력(業歷)이지만 우리나라 건설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어왔다.

지난 2006~2008년까지 국내 건설업체로는 최단기간에 수주 5조원, 7조원, 10조원을 연이어 돌파했다.

또 국내 대형건설사로는 최초로 에너지사업본부와 물환경사업본부를 신설해 조직의 전문화를 시도했고, 중동시장에 집중하던 타 건설사와는 달리 미개척 유망지역인 칠레·페루 등 중남미 국가에 진출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 건설업체가 해외에서 수주한 단일 플랜트로는 사상 최대인 5조원 규모의 '브라질 CSP 일관제철소'를 수주했다.

특히 칠레에 진출한 외국회사로는 최초로 앙가모스 석탄화력발전소를 조기에 준공하며, 발주처로부터 700만달러의 보너스를 받기도 했다.

이제 포스코건설은'2020 글로벌 톱 10 건설사'라는 새로운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불확실한 국내·외 경제 여건을 극복하고 포항의 아들이 세계로 뻗어가기 위해서는 포항시와 시민들의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미국의 최장수 비즈니스 잡지인 포춘지가 2008년 미국의 500대 기업 본사가 가장 많이 위치한 지역을 조사해보니, 텍사스가 뉴욕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값싼 땅값과 우수한 인재 확보가 용이하고 낮은 세금 등이 엑손 모빌과 AT&T 등 세계 최고의 기업들을 텍사스로 끌어들이는 요인들로 분석됐다.

포항도 텍사스 못지 않은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수도권에 비해 낮은 땅값, 세계적 석학과 인재를 길러내는 포스텍, 동해 바다를 낀 입지조건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 같은 기반이 갖춰졌으니 제도가 뒤따라야 한다.

포항시에서도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들에게 세제지원이나 신속한 행정처리 등 비즈니스하기에 편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혜택을 주자는 게 아니라 본사가 서울이나 수도권이 아닌 포항에 있는 만큼 배려를 해주자는 얘기다.

우리 속담에 '형만한 아우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어느새 형(포스코)에 이어 아우(포스코건설)도 업계의 선두주자가 돼 '건설 코리아'의 위상을 사해만방(四海萬邦)에 떨치고 있다.

포항이 낳은 형제가 안방을 든든히 지켜주고 있어 그 어느때보다 든든하다.

이제 우리 포항이 포스코건설을 사랑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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