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익(새터공인중개사 대표)

전국적으로 많은 아파트가 분양을 하면서 미분양 물량이 엄청나 각 주택업체마다 할인을 통해 처분하고 그로 인해 기분양자와 입주민들 사이 분쟁까지 일어나는 경우가 심심찮다.

아직 그런 곳이 지역마다 있지만 밤에 지나다 보면 많은 아파트 들이 불이 켜져 있어 분양이나 임대가 대부분 이뤄진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이를 볼 때 필자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요즘 선호하는 중형 면적의 아파트 분양 가격을 따져 보면 대부분 1억8천만원 안팎을 달리고 있다.

20년 전 옛 32평형을 분양 받을 때는 5천만원선이었다.

그때는 직장생활을 오래 하고 저축을 많이 한 사람만 가능했고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 단독주택이나 그 2층에 임대차관계에서 살았다.

그때도 모두 행복했다. 하지만 이제는 집에 대한 꿈들이 새로 지은 아파트에서 가족과 사는 게 꿈이며, 그 꿈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한번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필자의 친구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그렇게 많은 수입을 받는 직종은 아닌데 최근 새로 지은 아파트에 입주를 했다.

알고 보니 그 친구는 금융기관을 통해서 무려 1억원이라는 돈을 대출받아 그 집을 마련했다. 필자는 그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도 둘이고 승용차, 아파트 관리비, 각종 교육비, 보험료, 대출이자까지 정말 필자의 생각으로는 그것을 감당하기 어렵다.

친구 역시 계속 대출이자를 갚으며 살아갈 것이라며 그것이 요즘 추세라고 했다.

그러나 한번 짚어보자.

3년이 지나 아파트 값이 2천만원이 올랐다 해도 그동안 들어간 금융이자만 어림잡아 계산했을 때 그 아파트 상승분과 맞먹을 금액이며 실질적으로 아파트시세는 상승한 것이 없다.

시간이 지나면 월임차인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아는가. 최근 들어 지역적으로 아파트 금액이 조금 상승한 느낌이 있다.

실질적으로 수요가 그렇게 많이 늘어 그런 게 아니라 외지인들이 소규모 금액을 가지고 아파트를 사서 나머지 금액을 전세금으로 돌려 막는 거래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즉 구매력이 있어 집을 구입한 것이 아니라 장기투자형으로 소액을 투자해 이에 대한 수익률만 나오면 되팔겠다는 마음이 대부분이다.

우리는 여기서 이런 매수 세력을 실매수자로 오해하거나 아파트 값이 올랐다거나 생각을 하고 있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는 금융대출이 늘어나면 아파트 값이 올라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 대출금은 우리가 책임져야 할부분이고. 계속 그렇게 살다보면 나이가 들었을 때 모아 둔 돈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나이 50에 수억원을 모은 지인에게 "어떻게 돈을 모았나요"고 묻자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안쓰면 되지요." 그렇다. 그는 많은 현금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승용차도 없고 작은 주택에 살고 있다.

물론 이렇게 사는 것이 전부 옳은 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하우스 푸어(poor)'란 절대 남의 말이 아니다.

무슨 일이건 시작할 때의 마음은 본질적으로 합리적인 근거와 효과 등에 대해 많은 자부심을 갖고 시작하지만 어느새 과도한 욕심내기로 자부심을 넘어 자만심에 빠져들고 만다.

그렇지 않으려면 타인과의 대면에서도 그렇듯 모든 인간의 삶속에서 '과유불급'이라는 심훈을 떠올리며 부단히 자신을 다독거리고, 보살펴야 하지 않을까.

부동산 투자 역시 항상 '과유불급'을 되새기며 여유를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