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는 1천만원대 SUV(스포츠유틸리티차)가 시장에서 사라진다.

중량 2.5t 이하의 소형 디젤차량은 유로Ⅳ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하는 엔진을 장착해야 해 차값이 200만원 이상 오르기 때문에 1천만원대 후반에도 살 수 있던 소형 SUV의 가격이 2천만원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UV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 등은 유로Ⅳ 기준을 맞추기 위해 내년 생산분부터 기존 커먼레일 엔진을 배기가스가 덜 나오는 VGT엔진으로 바꾸고 별도의 매연 저감장치(DPF)도 달아야 한다.

해당업체들은 아직 정확한 가격 인상폭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200만원 남짓의 가격 인상요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국내 SUV차종중 가장 저렴한 투싼 2륜구동 JX기본형 수동모델의 공급가도 현재 1천522만원에서 1천730만원 정도로 오른다.

여기에 내년에는 특소세가 현행 4%에서 5%로 환원되고 취·등록세와 공채구입 비용까지 더하면 2천만원을 훌쩍 넘는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연합)

기아차 스포티지도 1천590만원이 가장 싼 모델(LX고급형 수동변속기)이어서 마찬가지로 2천만원 이하의 돈으로는 구입이 어렵다.

지금까지 투싼과 스포티지는 가장 저렴한 모델에 자동변속기를 적용해도 구입가격은 2천만원을 밑돌았다.

기아차 스포티지는 대기자가 많아 지금 계약해도 내년에 생산된 차량을 인도받게 돼 지난달에 살 때보다 200만원을 더 줘야 한다.

기아차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인상금액은 나오지 않아 200만원 정도 비싸진다고만 설명하고 있다”면서 “다소 판매에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쌍용차가 생산하는 액티언은 스포티지나 투싼과 같은 5인승 소형 SUV지만 무게가 2.51t이어서 유로Ⅳ 기준을 적용받지 않아 가격 인상 요인이 거의 없다.

쌍용차 관계자는 “엔진을 약간만 개조하면 돼 10여만원 정도의 인상요인만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액티언도 가장 저렴한 CX5 고급형 수동모델 가격이 1천741만원이어서 공채비용까지 더하면 역시 2천만원을 웃돈다.

쌍용차측은 경쟁차종인 투싼과 스포티지의 가격 인상이 액티언의 판매 증가로 이어지는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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