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셔틀버스 운행 두고 갈등 더 이상의 사회적 낭비 없길"

이임태 안동주재기자

최근 안동에서 대중교통업계가 사흘 동안 파업을 벌이는 사태가 벌어졌다. 안동병원의 셔틀버스 운행을 수년간 항의해오던 지역의 버스 및 택시회사 노동자들이 급기야 극단적 행동에 나선 것이다.

경안택시와 동춘여객 등으로 구성된 '선진화교통문화협의회'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 오전까지 택시 전체와 버스 일부를 세웠고, 애꿎은 안동시민들과 외지 관광객 등이 상당한 불편을 겪었다.

안동병원의 1일 유동인구는 5천명 정도다. 시외버스터미널을 제외하면 안동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기에 대중교통업계로서는 가장 큰 시장이다. 하지만 안동병원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대중교통 보다는 병원 측이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많이 이용했던 현실, 대중교통의 입장에서는 고객을 뺏긴 격이다.

대중교통 업계는 오래 전부터 이 병원을 상대로 셔틀버스의 위법성을 지적하며 운행중단을 요구해 왔다. 반대로 안동병원은 셔틀버스 운행이 적법하다며 대중교통업계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갈등이 계속되자 안동시 교통행정과는 양자 간 의견 차이를 좁히기 위한 중재에 나섰지만 실패만 거듭했다. 그 결과 양측 힘겨루기가 이번 파업 사태로 이어진 것이다.

이번 파업은 결국 권영세 안동시장이 직접 강보영 안동병원 이사장을 만나 설득하면서 일단락됐다. 권 시장은 지난 2일 오전 대중교통업계 대표자들과 만나 "안동병원이 '유예기간'을 전제로 향후 셔틀버스 운행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장으로부터 이 같은 중재안을 전해들은 교통업계는 이날 오전 6시를 기점으로 파업을 풀었다.

문제는 안동시 교통행정과가 직접 확인해 준 이 같은 사실과 달리 안동병원이 셔틀버스 운행의 완전중단을 약속한 적은 없다며 입장을 번복했다는 점이다. 병원은 운행방식의 개선은 고려하고 있지만, 완전중단 입장은 밝힌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재자인 안동시와 당사자인 안동병원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이번과 같은 파업사태는 벌써부터 재발을 예고하고 있다.

안동병원이 셔틀버스 운행이 정당하다는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수도권의 유명병원 대다수가 자체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인구 자체가 많고, 이른바 규모의 경제가 갖춰진 대도시 사례가 안동의 사정과 같을 수 없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시민의 발을 볼모로 병원버스 운행의 즉각 중단이라는 일방적 요구를 내세운 파업도 정당하지 못한 건 마찬가지라는 시선이다.

이처럼 양 측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운상황에서는 '법적 판단'에 기대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마침 대중교통업계가 셔틀버스 운행이 불법이라며 안동병원을 고발한 상태다. 이번 기회에 의료기관의 셔틀버스 운행이 위법인지, 적법한 것인지 법적 판단이 내려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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