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이적·박주영 입지 달라질까

런던올림픽에서 맹활약을 펼쳐 주가가 폭등한 해외진출 선수들의 거취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눈부시게 주가를 올린 선수는 한국 여자배구의 간판 김연경(24·흥국생명)이다.

김연경은 런던올림픽에서 총 207점을 몰아쳐 득점왕이 됐고 공격성공률에서도 37.93%를 기록해 3위에 올랐다.

세계 최고의 무대인 올림픽에서 세계 최고의 공격수임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제배구연맹(FIVB)도 '배구 영웅'이라는 칭호를 붙여가며 김연경의 스타성을 통해 배구 종목을 홍보하려고 열을 올릴 정도다.

그러나 김연경은 귀국과 동시에 원소속 구단인 흥국생명과 해외 이적을 두고 법정 공방까지 벌일 수 있는 처지다.

김연경은 올림픽 직전 터키 페네르바체와 계약했다고 발표했으나 흥국생명이 원소속 구단의 승인이 없는 계약은 무효라며 법적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36년만에 여자 배구를 4강으로 견인하며 글로벌 스타로 국위를 선양한 김연경의 활약상이 난제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빅리그 클럽으로 이적을 타진하는 축구 대표팀의 핵심요원 기성용(23·셀틱)도 올림픽을 통해 위상이 한 단계 높아진 선수로 꼽힌다.

기성용은 동메달결정전까지 6경기를 모두 중앙 미드필더로서 풀타임으로 소화하면서 한국 축구의 품격을 높인 선수로 평가된다.

정확한 패스와 슈팅,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체력, 볼을 소유하는 기술, 공간을 지각하는 능력 등이 이번 대회 출전자들 가운데 정상급으로 분류된다.

기성용은 올림픽 메달 획득으로 병역 문제가 해결돼 이적료와 연봉에 적지 않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리버풀, 아스널, 맨체스터시티, 퀸스파크 레인저스 등이 관심을 보인다는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게다가 독일 분데스리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지의 구단에서도 러브콜을 보낸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스트라이커 박주영(27·아스널)도 올림픽에서 보여준 활약상이 소속 클럽 내의 입지 확대나 다른 구단으로 이적하는 데 영향을 줄지 관심사다.

박주영은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구단 아스널에 입단했으나 그라운드를 거의 밟지 못했다.

프리미어리그에 한 차례 교체 출전하는 데 그쳤고 두 차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 세 차례 리그컵 경기를 소화하는 것으로 시즌을 마쳤다.

박주영은 이번 올림픽에서 고비에서 두 골을 터뜨려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특히 동메달결정전에서는 개인기로 상대 수비를 농락하고 결승골을 터뜨려 정상급 해결사의 면모를 뽐냈다.

잉글랜드 언론에서는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이 박주영에게 이적하거나 벤치를 지키라는 취지로 사실상 퇴출을 통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박주영이 보여준 해결 능력이 적지 않은 주목을 받은 만큼 벵거 감독의 생각이나 다른 구단들의 관심도에 변화를 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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