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재 위원장 인터뷰

류영재 위원장

포항시가 주최하고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운영위원회(위원장 류영재)가 주관하는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pohang steel Art Festival·이하 스틸페스티벌)'이 오는 10월 12일 부터 11월 11일까지 동빈내항과 환호공원 및 포항시 일대에서 펼쳐진다. 올해 처음 시도되는 만큼 행사준비에 분주한 류영재 위원장을 찾아 이야기를 들어 봤다. 다음은 일문 일답.

―스틸페스티벌 소식은 갑작스러운 것 같다.

● 소장품 설치 장소

△뜬금없이 열리는 행사가 아니다. 지난 10여년간 구상해오던 것이다. 많은 문화계 인사들이 '포항'을 도시브랜드화 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짜 왔었다. 심포니엄이나 세미나도 많았다. 포항의 정체성을 찾고 방향에 대해 고민해온 결과물이다.

―'스틸아트'라는 장르도 다소 생소한데…

아트웨이 참여 작품들

△포항의 성격 중 하나가 철강 산업도시라는 것이다. 포스코가 포항에 건설 된 것은 연오랑·세오녀 설화를 비롯해 뿌리깊은 제철기술과 직조기술에 대한 시원이 있었다. 20세기는 제철만 잘 해도 먹고 살 수 있었지만 다가올 세대에는 단순히 철강생산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뭔가를 덧입혀야 한다는 고민 중 산업의 소재인 철강을 활용해 문화예술의 꽃을 피워보자는 마음으로 시작된 것이다.

철강을 산업생산의 수단에서 문화예술의 수단으로 바꿔보자는 시도다. 포항역사의 시공간에 걸친 철의 문화적 코드를 예술 및 문화활동과 융합한 축제다.

아트웨이 참여 작품

첨단 과학도시, 문화 예술의 도시로 발전해 나가는 미래 포항의 문화 지형도를 만들고 스틸의 문화화를 통해 지역문화 콘텐츠 구축과 도시정책, 도시 경관, 예술과 삶을 융합하는 영일만 르네상스의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 동시에 21세기 신철기 시대(Neo-iron Age)를 여는 세계 속의 스틸 컨벤션 시티(Steel convention City)를 만드는데 그 목적이 있다.

―예산은 어떻게 되나

아트웨이 참여 작품

△국비5억, 도비2억, 시비5억으로 총사업비 12억이다. 특히 지난 2011년 7월 당시 정병국 문화체육부장관이포항시립미술관을 방문하면서 "스틸의 미학을 축제화로 이끌어내면 국내 여느 축제보다 차별성이 있고 경쟁력이 있는 세계적인 도시로 발전 될 것이다"라는 보고를 받고 2012년 국비 예산확보가 이뤄졌다.

―다이어트를 감행한 조직도가 눈길을 끈다. 기획과 진행 부분에서도 지역 인력을 적극 활용한 것 같은데…

아트웨이 참여 작품

△박승호 포항시장을 대회장으로 실무진인 운영위원회와 커미셔너를 뒀다. 여러 행사에는 다양한 계층의 이사회 등이 있지만 스틸페스티벌은 조직을 간소화 하고 실질적으로 발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팀으로 꾸렸다.

또한 지역인재를 활용하고 키워나간다는 측면도 있다. 지역 예술 기획인력을 적극 활용해야 큰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이 외에도 커미셔너 제도를 도입한 것도 지역에서는 이례적일 것이다.

아트웨이 참여 작품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소개해달라.

△현재까지 정해진 내용은 'Steel의 미학- 긍정과 감사의 풍경'을 주제로 환호해맞이 공원 해안길부터 북부해수욕장, 그리고 동빈내항에 이르는 아트웨이 조성 프로젝트다. 전년도 포항시립미술관에서 마련했던 아트웨이 프로젝트의 전시성격과 연관되는 행사이다. 아트 웨이(Art Way) 프로젝트는 말 그대로 미술이 길이 됨으로써, 그 길에서 만나게 되는 장소와 도시를 예술로 거듭나도록 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전시이다. 포항시에서 아름다운 미항으로 개발 중인 동빈내항과 환호공원일대를 예술이 있는 거리가 조성됨으로서, 살고 싶은 도시, 다시 찾고 싶은 도시를 조성하는데 스틸페스티벌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트웨이 참여 작품

그외 개폐막과 Art tour, Steel Art 세미나 등 부대행사 프로그램은 기획단계에 있어 자세한 설명은 9월 초에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트웨이 프로젝트에 전시되는 작품과 참여작가들을 소개해 달라.

△참여작가 24점을 비롯해 미술관 소장품 11점, 문화예술회관 소장품 2점, 포스코 기증 작품 등 총 43점이 아트웨이 조성에 동원된다.

아트웨이 참여 작품

특히 커미셔너 제도 도입으로 밀라노 국립미술원 출신 박선기 작가를 비롯해 독일 슈투트가르트 미술대학원 출신 윤영석, 대구에서 활동 중인 강대영 등 국내 유명 스틸조각가를 선별했다.

포항출신인 허정 작가는 동빈운하 조성으로 송도다리가 철거할 때 그 철근을 확보해서 작품으로 제작 중이다.

이 외에도 박성찬 작가는 지역에서 활동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고, 포항출신이지만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창희 작가를 비입해 대구·광주·경기 지역 등 전국 작가들이 참여한다.

아트웨이 참여 작품

―축제 이후에도 계속 아트웨이를 볼 수 있나.

△그렇지는 않다. 작품들이 완전 고정설치되는 것이 아니라 축제기간 동안에만 전시된다. 이후 일부 작품은 포항시내 곳곳에 재설치된다. 호미곶 감사나눔공원 조성 산책로를 비롯해 포항시의 상징적인 곳이나 기념이 될 만한 곳에 작품이 설치될 예정이다.

아트웨이 참여 작품

―포항에 비슷한 축제들이 난립하는 경향은 어떻게 생각하나.

△포항만의 문제는 아니다. 긍정과 부정적 측면이 함께 공존한다.

긍정적으로는 지역민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하고 참여하는 기회가 많아질 것이다. 지역민들이 에너지를 모아 단합하고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관광자원으로써의 축제로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특징없이 소모성 축제, 전시용 축제들이 난립한다는 것은 부정적이다. 주민들에게 불편만 줄 수도 있다.

포항에도 문화예술축제 뿐 아니라 농산물축제까지 많은 것은 사실이다. 소통하고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

지금이 과도기이기 때문에 우리는 희생플라이(노아웃이나 원아웃에서, 3루 주자가 태그업으로 득점을 올릴수 있도록 외야 깊은 곳으로 날려 보낸 플라이볼을 말한다)라 볼 수 있다. 다음세대에서는 뭔가 긍정적인 열매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스틸페스티벌의 방향성과 기대감은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이 편안하게 접근하고, 자유롭게 즐기고, 소유하는 삶 속의 예술축제로 성공하길 바란다.

오랫동안 생각하고 꿈꾸던 일이지만 막상 판을 펴 보니 답도 없고 모델이 있는 것도 아니라 조심스럽다. 지역민들의 좋은 아이디어와 조언을 귀기우려 잘 준비해 나가겠다.

더 멀리 보자면 스틸페스티벌이 비엔날레로 성장하길 바란다. 구상초창기에는 비엔날레를 계획했지만 예산이 문제였다. 베니스비엔날레 예산이 약 450억원이라고 하고, 광주나 부산의 비엔날레도 예산 4~50억원 정도다. 거기에 비하면 스틸페스티벌은 너무 약소했다.

이번 첫 회에 좋은 평가를 받으면 비엔날레나 다양한 방안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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