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남진 대한노인회 대구광역시 전 연합회장
오남진 대한노인회 대구광역시 전 연합회장
  • 홍종환 명예기자
  • 승인 2012년 09월 02일 21시 11분
  • 지면게재일 2012년 09월 03일 월요일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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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는 가정 살리고 나라 보전하는 근본"
대한노인회 대구광역시 북구지회장실에서 오남진 회장.

"노인을 천시하고 여성이 아기를 낳지 않으려하는 사회는 희망이 없고 장차는 우리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 것입니다. 출산기에 있는 젊은이들이 자식 키워 놓으면 늙어서 학대받고 버림받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누가 출산하려 하겠습니까?!"

'효·사랑 실천운동'이 부진하여 노인회에 말씀을 얻으러 갔다가 오남진(82)회장님에게 이렇게 꾸지람부터 들었다. "효도와 경로는 하면 좋고 안해도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위험천만한 사고입니다. 예부터 효는 백가지 선행을 낳고 불효는 만가지 불행의 씨앗이 된다했습니다. 요즘 심각하게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저출산과 노인문제만 해도 원인이 따로 있는게 아닙니다. 불효를 방치한 것이 주된 요인이었습니다." 회장님은 소문대로 선견지명이 있고 노인문제엔 해박한 지식과 탁월한 지도력을 겸비하고 있었다. 불효의 폐단을 일찍이 예단하셨고 끊임없이 그 대비책을 각계에 강조해 오셨다. 그리고 선구적인 발상과 희생정신으로 노인복지사에 길이 남을 감동적이고 은혜로운 업적도 수없이 남기셨다.

- 5년전 기초노령연금법이 국회를 통과할 때 오회장님의 역할은 지금 들어도 통쾌하고 교훈적입니다. 당시의 사연을….

"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장과 전국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을 때 기초노령연금법이 국회에서 미적거리고 있어 저소득층 노인들의 생계에 큰 고통이 되고 있었습니다. 당시 대구엔 노인자살률이 전국 평균치의 4배가 넘었고 특히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70, 80대 노인들 중에는 끼니마저 굶고 있는 분이 많아 치명적이었습니다.

배가 터져 죽는 세상에 끼니마저 굶고 있는 70, 80대 노인들, 이분들이 누구입니까! 조국 근대화의 주역이요 5천년 묵은 보리고개와 목숨 바쳐 싸운 세대가 아니겠습니까! 기초노령연금법 이야기는 이법이 국회에서 가부간 처리되는 날 우리 노인들은 노심초사하면서 국회 방청석을 꽉 메우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찬반토론이 있었고 표결하는데 당시의 여야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을 때라 통과가 비관적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의석에선 빨간불(반대)이 켜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 순간 가슴에서 터지는 의분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여기가 국회라는 것도, 체면도 잊은 채 벌떡 일어나 고래고래 '저 - 빨간불 저 이름들을 적으시오.' 라고 방청석을 향해 소리쳤습니다. 국회 경위가 달려오고 소동이 일었지만 저의 호소력과 우리 노인들의 애절한 소망은 그 누구도 꺾질 못했습니다. 드디어 의석에선 빨간불이 하나 둘 사라지고 파란불이 켜지기 시작했습니다. 기초노령연금법은 이렇게 태어나 오늘날 까지 300여 만 명이 생계에 도움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 파지 줍는 노인들을 위해 '희망고물상'을 열어 운영하신다지요?

"늙고 가난하여 고물을 주어서, 먹고 사는 딱한 노인들을 위해 남의 땅을 빌려 고물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식들은 있어도 부양하지 않고 정부에서는 자식들한테 소득이 있다고 외면을 하니 지도자들이 나서서 십시일반으로 도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 대구에서는 가로수 은행나무를 '노인의 나무'라 부른다고 하는데….

"대구 전역에 은행나무 가로수가 4만여 그루 있는데 가을에 수확하는 일을 노인들 취로사업으로 노인회서 맡아 하도록 해서 매년 4천여 만 원 상당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심전심으로 사람들이 노인의 나무라 부르게 된 것입니다."

- 동네 불량한 청년에게 덕을 베풀어 온 마을을 정화하셨다지요?

"사회에 불만을 가진 청년들은 법이나 권위를 앞세워 대하기보다는 인정으로 대하고 덕을 베풀면 더 효과가 있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가진 자들의 도리이기도 합니다. 제가 사장을 할 때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민폐를 끼치는 청년을 우리 회사에 취직시켜 돌봐줬더니 마을 청소년들을 선도하고 스스로 동네 정화운동에 앞장을 서더군요…."

- 불효가 만병의 근원이라 하셨습니다. 그 치유책으로 '효·사랑 실천운동'을 하고 있는데 부진합니다. 회장님께서 처방을 좀 주셨으면 합니다.

"자식들은 효도하고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자는 운동인데 만시지탄이 있지만 젊은 사람들이 주창하고 나서니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경로당마다 골목마다 효·사랑 실천운동 간판이 내걸리고 부모와 자식들이 이 운동에 동참한다면 가정을 구하고 사회를 구원하는데 큰 성과를 낼 것 입니다. 자식이 부모 되고 금세 노년에 이르는 것이 인생인데 효도할 사람과 효도 받을 사람이 어찌 따로 있다 하겠습니까? 효운동-노인회 회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낍니다. 제가 대구연합회장 임기를 마치고 다시 북구지회장 추대를 사양치 않았던 것은 마지막으로 후손들과 저소득층 노인들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효사랑 실천운동 간판이 골목마다 내걸리도록 협력하겠습니다."

끝말로 회장님은 노인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효와 경로의 실천이라고 말씀해 주셨고 당장은 노인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라 하셨다. 시니어클럽을 운영하고 택배사업 설립 등 노인일자리를 수없이 만든 회장님은 한국인물연구원 '한국현대인물열전33인'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지금도 왕성한 봉사활동으로 세인의 존경 받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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