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주목받는 경북 관광지·축제- (10) 구미 금오산

가을옷을 입은 금오산

구미시와 김천시, 칠곡군을 아우르며 구미시 남통동에 위치한 높이 976m의 금오산은 웅장함과 함께 설화와 역사, 문화가 복합적으로 포진해 있는 명산 중의 명산이다.

금오산 정상은 비교적 평탄하나 산세가 높고 기이하며, 고려시대에 자연 암벽을 이용해 축성된 길이 2km의 금오산성이 있어 임진왜란 때 왜적을 방어하는 요새지로 이용됐다.

기암괴석이 조화를 이루고 계곡이 잘 발달돼 경관이 뛰어난 산으로, 1970년 6월 한국 최초의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야간 조명이 켜저 있는 금오산 올레길 전경.

금오산에서 가장 크고 시원하다는 대혜폭포는 높이가 28m로 물이 부서지면서 내는 소리가 금오산을 울릴 만큼 크다. 금오산을 경북도의 소금강이라 부르는 이유이다.

태양의 새인 삼족오의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금오산은 접근성이 우수하며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구미시 중심부와 인접해 있으며 자연공원으로 수많은 탐방객이 맑은 공기와 산의 정기를 받기 위해 찾고 있다. 우수한 자연환경, 각종 문화유적지, 현대화된 시스템 구축 등 경북관광지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금오산은 기암 괴석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금오산성이 있다.

금오산 대해폭포

금오산에서 자생하는 식물의 종류는 약653종으로서 경북 도내에서 네 번째로 다양한 식물군이 자생하고 있다.

경부선 구미역에서 2km여 위치해 교통이 편리하며 면적은 37.29㎢로 대부분은 구미시 관할이나 서쪽으로 김천 남면, 동남으로는 칠곡 북삼을 경계로 하고 있다.

금오산의 이모저모가 알려져 길잡이 역할을 하고 탐방객들이 자연의 싱그러움과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지혜의 장이 되고 있다.

주봉인 현월봉(懸月峯)과 약사봉(藥師峰), 영남8경 중의 하나인 보봉(普峰)이 소백산맥 지맥에 솟아 있으며, 시생대(始生代)와 원생대(原生代)에 속하는 화강편마암과 화강암이 주를 이루고 있다.

금오산의 원래 이름은 대본산(大本山)이었는데, 중국의 오악 가운데 하나인 숭산(崇山)에 비해 손색이 없다 해 남숭산이라고도 한다.

금오산이라는 이름은 어느 날 이곳을 지나던 아도(阿道)가 저녁놀 속으로 황금빛 까마귀가 나는 모습을 보고 금오산이라 이름 짓고, 태양의 정기를 받은 명산이라고 한 데서 비롯됐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또 금오산 능선을 유심히 보면 '王'자처럼 생긴 것 같고, 가슴에 손을 얹고 누워 있는 사람 모양인데, 조선 초기 무학(無學)도 이 산을 보고 왕기가 서려 있다고 했다.

특히 금오산 저수지 올레길은 최근들어 시민들이 찾는 구미 최고 쉼터로 각광받고 있다.

△금오산성, 채미정 등 명승지, 문화유적

금오산 곳곳에는 금오산성, 채미정 등 명승지와 마애보살입상(보물 490), 선봉사 대각국사비(보물 251), 오봉동 석조석가여래좌상(보물 245) 등 유서깊은 문화유적이 산재해 있다.

이는 역사와 자연, 문화, 모든 면에서 우수성을 드러내고 있으며 시대에 맞게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금오산성은 고려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고성지다. 금오산성이 국방상의 요충으로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임진왜란때부터다.

금오산성의 수축은 당시 선산부사 배설에 의해서 완성된 듯하며 승병대장 유정도 금오산성 수축에 조력해 국난에 크게 공헌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오산도립공원 입구 계류 우측 산록에 자리한 채미정은 고려가 멸망하자 고향인 선산에서 후배양성에 힘쓰면서 절의를 지킨 야은 길재 선생의 학문과 충절을 추모하기 위해 조선 영조 44년에 건립한 정자다.

금오산 정상으로 가는 길의 중봉지점에 이르러 동남쪽으로 꺾어 둘러친 600m정도 돌아가면 약사암이 바라보는 곳에 넓은 터가 있다.

그 뒤편 각을 이룬 암벽에 남향으로 조각된 마애보살입상이 있다. 이 불상은 각 부의 조각수법으로 미루어 조성연대는 10세기 이후로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추정되며 암벽의 모서리 합각면에 불상이 조각된 예는 아직 발견, 조사된 바 없을 정도로 특이하다.

지난달 10일에는 시민과 함께하는 금오지 2차 올레길 개통 행사가 열렸다. 금오산 자락에 위치한 금오지 수변을 따라 조성된 수변산책로인 '금오산 올레길'은 수변산책로를 걷는 시민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한다.

또 이 길을 걷는 시민들의 소원이 이뤄지길 기원하는 의미와 더불어 많은 관광객이 오라는 의미의 '올래'의 뜻도 포함하고 있으며, 하루 5천여명의 탐방객이 찾아오는 구미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금오지 올레길은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해 2015년 완료 목표로 추진중이고, 2천700m 수변산책로, 야외공연장, 쉼터, 전망대, 생태습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산책로 데크의 야간조명은 은은한 저녁노을의 분위기를 연출했고, 산책중 휴식을 위해 보도교 중간에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쉼터를 조성해 금오지를 찾는 시민의 건강증진과 삶의 질 향상이 기대된다.

△자연보호 발상지

금오산은 1970년 6월 1일 우리 나라 최초 도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박정희 대통령이 자연보호운동을 강조하게 된 발상지이기도 하다.

금오산 케이블카 매표소 아래 대혜교 옆에 있는 자연보호운동발상지 기념비는 지난 1977년 9월 5일 고 박정희 대통령이 금오산에서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강조한 것을 기념해 세웠다.

지난 1996년 자연보호운동 18주년을 맞아 높이 2.5m, 폭4.5m 규모의 자연석으로 설치했다.

박 대통령이 대혜폭포 주변에서 깨진 병조각과 휴지 등이 흩어져 있는 것을 보고 "자 우리 청소부터 하자"라고 하면서 수행원들과 쓰레기와 오물을 주웠다.

이것이 자연보호운동의 시발이 됐다.

금오산 기슭의 경북자연환경연수원 주위에는 금오산의 꽃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 조성돼 있어 사진애호가 또는 우연하게 금오지 주위를 산책하다가 보물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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