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없다

나는 늘 여기 있는데

내 안엔 내가 없다.

나도 몰래 내 안에서

나를 지키는 그대

얼굴 없는 그대 때문에

나는 늘 내가 아니다

없는 나를 위해 오늘도

부재의 안부를 묻는다

산다는 것은 이렇게

끝없는 물음인 것을-.

[감상]시의재목이 ‘부재’이다. 나는 여기에 있는데 진정한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시인의 자의식을 표현하고 있다. 시인은 자기가 존재하지 않는 이유를 보이지 않는 그대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 얼굴 없는 그대는 누구일까? 그것은 역시 나 아닌 내가 제3자로 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인 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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