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식 법무부 범죄예방위원 포항지역협의회장

공원식 법무부 범죄예방위원 포항지역협의회장

최근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정부도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까지 내놓고 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교육계는 물론 경찰과 기업까지 사회 각계에서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포항의 경우 범무부 범죄예방위원 포항지역협의회의 학교폭력 예방 활동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범방위 포항협의회의 꾸준한 활동이 이어지면서 포항지역에서는 학교 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

공원식 회장 등 협의회원들이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1월 공원식 법무부 범죄예방위원 포항지역협의회장이 취임하면서 학교폭력예방 대책과 보다 실질적인 범죄예방활동이 탄력을 받고 있다.

공원식 회장에게 최근 심각하게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학교폭력 실태와 예방활동의 대표적인 사례, 앞으로 활동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학교폭력의 실태와 특징은 어떤지.

-최근 학교폭력 관련 민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학교폭력은 피해학생 중 50% 이상이 초등학교 때 최초로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하는 등 발생 연령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중학생의 학교폭력 발생 비율이 전체의 69% 수준으로 가장 높다. 뿐만 아니라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별이 불분명하고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또 다른 폭력을 행사하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또 단순한 신체적 폭력을 넘어 언어·정신적 폭력도 증가하고 있으며 학교폭력의 집단화는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다. 더욱이 학교폭력은 그 원인이 복합적인 경우가 많아 문제해결에 전문적인 조사와 상담이 필요하다.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정도는 어떤지, 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지.

-문제는 학교폭력을 사소한 장난으로 인식하거나 위장하고 보복이 두려워 수수방관하는 것이다. 또한 신고해도 문제해결이 안되는 경우가 많고 온정주의적 시각으로 인해 처벌보다는 교육적 차원의 계도에 치우치고 있다. 학부모와 교사들마저 학교폭력의 원인을 피해 학생에게 돌리는가 하면 학교의 부정적 이미지와 신상의 불이익 등을 우려해 쉬쉬하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성적중심의 입시위주 교육으로 핵심가치인 학생의 인성 및 사회성 함양을 위한 교육적 실천 부족과 교사가 적절한 생활지도를 하기 어려운 교육여건에서 그 원인을 찾아 볼 수 있다. 결손가정과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자녀와의 대화 부족은 물론 학교교육 참여기회가 적은 것도 학교폭력이 근절되지 않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현재 각계에서 펼치고 있는 학교폭력 예방 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학교폭력과 관련, 기존 대책 및 제도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학교폭력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함께 학교폭력 근절을 실천하도록 지원하는 정책 및 제도 개선이 부족하다. 여기에 가해학생에 대한 처벌이 미약하고 '학교폭력이 곧 범죄'라는 인식부재와 교사의 권한·역할도 부족하다. 학교폭력 유발 환경에 대한 견제·감시 장치도 미비한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 각계에서 다양한 학교폭력 예방활동을 펼치고 있다.

△ 범방위 포항협의회가 펼치고 있는 학교폭력 예방활동에 대해 소개한다면.

-학교폭력은 내 자식, 손자문제라 생각하고 반드시 해결해야한다는 마음으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과 범방위 포항협의회는 올해 초 부터 학교폭력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시범학교를 선정·운영하고 있다. 이에 범방위 포항협의회 위원 22명은 최근 법무부가 주관하는 '법교육 강사요원 교육'을 받고 각급학교에 강사요원으로 출강하고 있으며 시범학교운영을 점차적으로 확대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올 4월부터 교사와 학생, 범방위원으로 구성된 법질서위원회를 설립,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준법의식 고양과 인성교육을 통한 학생들간의 자발적인 친목도모로 학교폭력 예방에 앞장서고 있다.

그 동안 학생들을 대상으로 포항지청 견학(9회 617명)과 학교폭력예방 팸플릿 2만매를 제작, 읍면동사무소 민원실 등 관공서에 비치·배부했으며 10회(619명)에 걸쳐 준법교육을 했다. 뿐만 아니라 포항시에 있는 대형 LED전광판을 통해 학교폭력 예방에 대해 시민들에게 홍보, 시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데 노력하고 있다.

특히 기관단체와 학교, 은행, 병원, 음식점, 아파트 엘리베이터 등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공공장소는 물론 시내버스와 영업용 택시, 범방위원과 자원봉사자의 차량 등에 학교폭력예방 스티커 1만매를 부착해 홍보하고 있다.

여기에 관내 11개 학교를 대상으로 학교폭력예방 캠페인을 전개하고 각급 학교 주변과 놀이터, 우범지역 등을 순찰하며 청소년을 선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있다면.

-지난 6월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이 학교폭력 가해학생을 대상으로 처벌 일변도보다 선도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월 D중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에 대해 포항지청은 전체 가담자 중 경중에 따라 처벌 수위를 달리했다. 특히 처벌보다 다양한 기소유예 방안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돌아볼 수 있도록 선도 중이다. 기소유예도 감사노트 작성, 범방위원 선도조건부, 봉사활동 교육조건부, 심성치료 교육 조건부 등으로 세분화했다.

범방위 포항협의회는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청소년들을 위탁받아 범죄예방위원과 1:1 결연을 맺고 선도기법을 통해 6개월간 수시상담으로 법의 중요성 및 인성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선도경과 보고서를 매월 1회 담당검사에게 제출하고 학생과 학부모간의 연락체개를 유지하며 학교생활과 하교 후 가정생활 및 개인생활도 관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정방문을 통해 보호자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선도방법 교육과 결연 청소년에 대한 선도교육을 지속적으로 펼쳐 학업에 열중하고 학생들의 진지한 반성을 이끌어내 실효적으로 재범을 방지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활동에 대한 각계의 반응은 어떤지.

-법질서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학생들의 경우 생생한 법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봉사활동 등을 통해 남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협동심을 키우게 돼 교육적 효과가 크다는 반응이다. 여기에 법질서 캠페인을 통해 법질서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으며 포항관내 학교폭력이 점차 줄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종 홍보활동과 캠페인 등을 통해 학교폭력은 중대한 범죄하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다른 학생의 감정에 공감하고 소통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시민들도 학교폭력 예방에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앞으로 활동계획에 대해 한말씀.

-학교폭력은 서로가 옆에서 가만히 보고만 있을 것이 아니고 청소년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마음을 모으면 해결해 나갈 수 있다. 밝고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학교폭력이 일어났을 때 처벌보다는 사전예방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법과 질서의 중요성에 대한 준법교육과 인성교육 등을 강화하고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실시할 계획이다.

우선 학교폭력예방을 위해 내년부터 시범학교를 추가 지정, 확대 실시할 계획이며 현재 관련기관과 선정·협의 중에 있다. 또 법 교육 전문 강사요원 교육을 이수한 범방위원들을 중심으로 기초질서 지키기, 법의 중요성, 인성교육, 학교폭력예방 교육 등을 각 학교별로 실시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학부모의 학교폭력예방에 관련한 교육과 가정교육에 따른 학부모의 역할에 대한 교육은 물론 학교폭력을 학생 스스로 상담해 해결할 수 있도록 또래 상담중재역할을 활성화 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여기에 중증장애인 시설 노인복지시설 봉사활동을 실시해 남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협동심을 키우고 검찰 청사와 법정 견학을 통해 학교폭력예방에 대한 범방위원과 폭넓은 대화를 갖도록 하겠다. 무엇보다 학교폭력 예방활동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소중한 우리 청소년들이 아픔 없는 행복한 학교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깊은 애정을 가지고 예방활동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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