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남구 대명동 최인기·김경희 부부
대구시 남구 대명동 최인기·김경희 부부
  • 홍종환 명예기사
  • 승인 2013년 01월 06일 21시 32분
  • 지면게재일 2013년 01월 07일 월요일
  • 1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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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마음 편하게 해드리는게 최상의 효도"
대구시 남구 대명동 최인기·김경희 부부와 동네 어르신.

"부모님 생전에 형제간에 불목하는 것은 큰 불효라고 배웠습니다."옛말에 형제간 우애는 효심에서 나온다고 했지만 효부한테 이 말을 직접 들으니 실로 가슴이 뭉클했다. '효부없는 효자없다'는 속담이 있었다. 며느리가 효성스러워야 아들도 효도를 한다는 뜻이다. 최인기(50)씨 내외는 효자효부다. 이집 며느리는 17년 전 시집온 후로 하반신을 못쓰는 시어머님을 모시면서 한번도 여행을 떠난 적이 없었고, 하루도 종일 집을 비우고 외출한 일이 없었다. 그리고 지극한 효성에서 형제간 우애는 각별하였고 한번도 노모의 뜻을 거역한 적이 없어 동네 사람들은 입을 모아 그들을 칭송했다. 한번은 동생이 실수를 거듭해 억대가 넘는 큰 빚을 지게 되자 형 내외는 평생 모아둔 재산을 털어서 빚을 다 갚아주었고 그 이후에도 동생이 재기하지 못하고 불운하여 몇 번이고 실수를 반복해 이번엔 사는 집까지 처분 당하게 되자 정작 형은 기가 막혀 고민에 빠져 있었는데 형수가 나서서 남편을 설득하고 동분서주 하는 것을 보고, 이 동네 어르신들은 우리 동네 효부 났다고 크게 기뻐들 하셨다.

- 모친은 언제부터 편찮으셨나요?

"28년 전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지병으로 고생하시다 쓰러지셔서 그길로 하반신을 못 쓰시게 되었습니다."

- 부인 이야기부터 좀 해주세요.

"17년 전 몸이 불편하신 모친을 모시려고 신부감을 찾았지요. 쉽지 않았습니다. 누가 하반신을 못 쓰시는 시어머님을 모시려고 해야지요! 그런데 지금의 아내는 쾌히 승낙을 했습니다. 저의 집사람은 자랑 같지만 아주 옛날 양반댁 규수 같았어요. 시집올 때 다짐은 했겠지만 시집 온 첫날부터 화장실도 못 가시는 시어머님을 모셔야 했으니, 그 고생, 그 심정을 누구라도 쉽게 짐작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집사람은 시집 온 이후 어머님 병환 때문에 집안을 불편하게 한적 없었습니다. 제가 도리어 아내를 힘들게 해 미안할 뿐입니다. 동생이 빚더미에 쫓길 때도 밤잠을 설치시는 어머님을 보고 기동도 못하시는데 얼마나 답답하고 애가 타시겠느냐고 하면서 무슨 일을 해서라도 동생문제를 해결하자고 먼저 제안을 했습니다."

- 시어머님 모신 얘기 좀 듣고 싶습니다.

"불편하신 시어머님을 모시고 있으면서 그 사정을 남한테 이야기 하는 것은 며느리로서는 불효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머님을 17년 아니라 27년을 모셨다 해도 며느리가 시부모 모신 일이 자랑거리가 될 수 있겠습니까! 설사 힘들게 모신다 해도 어머님이 겪고 계시는 고통에 비하면 저는 고생이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치매 같은 질환으로 고생하시는 시어머님들에 견주면 저는 참 행복합니다. 어머님은 하반신은 못쓰셔도 정신은 맑으시고 인자하셔 크게 힘든 일이 없으며 항상 미안하다고 말씀하셔 크게 위로가 되고 방안에서는 손자도 봐주시고 늘 사람의 도리를 일깨워 주셔서 제가 생활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그랬다-며느리는 인터뷰를 사양해 애를 먹었다. 시부모님 일로 대담에 응하는 자체가 불효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할 수 없어 동네에서 덕망이 높으신 어르신의 도움을 받아서, '효도는 혼자 하지 말고 효행을 소개해 불효하는 사람은 불효를 덜하게 하고 효도하는 사람은 더 효도하게 하자'고, 세상에 좋은 일 좀 해달라고 설득해 겨우 대담이 성사되었다.

- 효자의 경험으로 하기 쉬운 효도법이나 효도 받는 법이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자꾸 효자라고 부르니 대단히 거북합니다…. 자기 부모님을 섬기는데 무슨 법이 따로 있겠습니까! 부모님 마음은 자식들이 가장 잘 알고 자식들 형편은 부모님이 가장 잘 압니다. 노년에는 뭐니 뭐니 해도 부모님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는 것이 효도라고 생각합니다. 평소 부모님 마음을 헤아려서 형편에 따라 할 수 있는 쉬운 효도부터 먼저 하는 것입니다. 한가지 예를 들면 부모님이 아들한테 한 이야기를 거르지 않고 아내한테 전하지 말고, 아내가 한 말을 부모님한테 그대로 옮겨서는 안됩니다. 평소 가정의 불화나 불효가 별 생각없이 가족들이 말을 옮기는데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쉽고 사소한 일 같지만 결과는 결코 작은 일이 아니며 큰 불효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부모님은 마음이 편하시면 자식한테 해가 되는 일은 원치 않습니다. 효도하는데 힘든 일이 있으면 자식의 도리로서 모든 것을 다 말씀드리면 모든 것이 다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부모님들께서는 자식들의 잘잘못이나 칭찬을 하실 때 남과 비교하거나 자식들 간에 사례를 들어서 견주지 말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본의 아니게 불효하는 경우를 보면 부모님의 사려깊지 못한 처사가 화근이 되어 자녀들 동기간에 반목하게 만들고 나아가서 부모님도 불행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리고 자녀들은 노년에 부모님이 하시는 잔소리, 너무 고깝게 듣지 마세요. 자식들이 들을 때는 부정적으로 들릴 때가 있지만 노파심에서 하신 말씀이니 그냥 들어주시고 이것 또한 효도임을 아셔야 합니다."

-끝으로 한 말씀 더….

"잘은 모르지만 사람은 양심을 가졌기에 부모님 마음 편히 모시고 부부간에 화목하고 형제간에 우애할 수 있으면 어떤 재물과 명예를 갖는 것보다도 온가족이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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