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영 대 <비오신부·들꽃마을>

계획은 그 사람의 머리를 얻고

마음은 그 사람의 가슴을 얻지만

사랑은 그 사람의 전부를 얻습니다.

사랑의 님이시여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계획이 너무도 많나이다.

자신이 관계하는 모든 사람들과 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머리로서 구상하고 풀어가더이다.

기계적이고 수동적인 뇌세포의 동작으로 관계속의 마음과 감정 그리고 존재까지

해결하려 드나이다.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들이나이다.

세모가 동그라미를 포함할 수 없듯이 머리가 마음을 다스릴 수 없으며 나아가 무한한 존재를 품을 수는 없나이다.

이러한 사람들의 계획은 반드시 수포로 돌아가며 영혼과 육신의 수명 또한 지극히

제한적이나이다.

머리는 세모이고 마음은 네모이며 사랑은 원과 같으나이다.

세모와 네모는 불완전을 뜻하며 원은 완전을 뜻하나이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모든 일이 뒤틀려지듯이 머리로 시작하면 모든 관계가

처참하게 부서지고 마나이다.

분명 이 세상에서 새로운 것은 없나이다.

행복과 불행은 순서와 질서의 뒤바뀜이지 세상과 우주는 천지창조부터 종말 때까지 여전히 그대로이나이다.

그래서 님이시여,

무슨 일이든 사랑으로 시작하소서.

사랑은 이 우주의 진리인 동시에 이치이며 힘인 동시에 운동이며 부동적인 의지이나이다.

나 자신이 사랑이 될 때 이 우주의 엄청난 힘과 일치되어 자신의 능력을 한없이 키워갈 수 있게 되나이다.

저 흐르는 강물을 그릇으로 떠서 다 마실 수 없다면 그 강물에 자신의 몸을 담그시면 강과 일치하게 되나이다.

마찬가지로 이 우주의 무한한 힘과 영원함, 순수한 평화, 절대적인 의지와 일치하려면 사랑이 되시면 되나이다.

그러면 님의 모든 사건과 문제 고민과 고통들이 실타래 풀리듯이 쉽고 가볍게 해결되리이다.

머리를 비우고 마음을 비우며 나의 존재 자체가 사랑으로 채워지나이다.

사랑으로 마음을 결정하고 사랑으로 계획을 잡으소서.

우주의 이치와 작용과 힘이 당신편이 될 것이나이다.

머리는 하루를 채우지 못하고 마음은 한 달을 이어가지 못하지만 사랑은 모든 관계를 영원으로 이끌어 가나이다.

님이시여,

지금까지 살아오시는 동안 얼마나 아프고 힘드셨나이까?

이제 아니 벌써 님께서는 순서를 바로 잡으셨나이다.

가장 버림받은 밑바닥 사람들을 존재로 인정하셨으니 님은 사랑이시나이다.

이제 그만 우시고 한번 웃으소서, 이제 그만 힘들어 하시고 편안한 휴식을 가지소서.

보잘것없는 저희가 기도로써 님의 편안함을 도우리이다.

꼭 약속 드리리이다.

진리와 이치는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나이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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