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호 기자의 울릉도·독도 이야기(3)

울릉도·독도가 원산지인 다년생 해조류 대황.

대황은 한 개의 원기둥 모양의 줄기 끝에 길쭉한 잎이 달려 있다. 큰 것은 1.5미터 이상도 자라며 군락을 이루고 자라 물고기의 안식처와 산란장 역할을 톡툭히 한다.

뿐만 아니라 전복, 소라, 고동 등의 먹이가 돼 해양 먹이 사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대황은 울릉도, 독도지역 조하대에서 10m 이내에 자라며, 울릉도 지역에서는 10m 밑지역에 감태가, 독도지역에서는 감태와 대황이 함께 군락을 형성 중이다.

울릉도·독도 원산지인 대황울릉도·독도 조하대 수심 10m내외 지역에서는 대황군락이 자생한다. 대황군락은 바다생물의 안식처, 산란장, 먹이 역할 뿐만아니라 이산화 탄소를 흡수하는 역할까지 한다.

점차 난류화 영향으로 울릉도 일부 지역에서도 독도와 동일하게 감태와 대황이 함께 자라는 지역도 있다.

빛깔은 원래 짙은 갈색지만 마르면 흑색으로 변하고 매우 질져긴다.

대황은 가을에서 겨울철에 걸쳐 포자낭(胞子囊)이 생기고 포자를 날려 암반 등에 뿌리를 내리고 자란다.

다시마과에 속하는 대황은 요오드와 칼륨 등 영양소도 풍부하고 독특한 맛으로 옛부터 울릉도, 독도 주민들이 춘곤기에 즐겨 먹었다. 이를 대황밥이라고 한다.

대황군락을 소실시키는 성게들성게 무리가 대황군락 끝부분부터 갉아먹기 시작해 점차 범위를 확대시키고 있다.

대황밥은 대황을 잘게 썰어 쌀과 함께 넣어 만든 음식으로 명이(산마늘) 나물과 함께 이 지역 주민들의 독특한 음식문화가 됐다.

특히 대황을 말리거나, 푹 삶아 된장,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이 별미다.

여기에다 양파 마늘 등 갖가지 야채와 젓갈을 버무려 요리하면 그맛이 끝내 준다. 그래서 지역주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손꼽고 있다.

흔히 울릉도 주민들은 대황을 '숫대황', 감태를'암대황'이라고 별칭까지 지어 부른다.

대황을 공격하는 성게무리

이와같은 대황이 최근 기억력 증강과 노화방지, 산후조리에 등 그 효능이 알려지면서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부경대 해양바이오프로세스연구단은 수년전 '대황'에서 염증 유발과 암 전이를 억제하는 천연물질을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해왔다.

하지만 이와같이 바다숲 역할을 톡특히 하고 있는 대황이 위기를 맞고 있다.

대황 잎을 먹는 성게

대황군락이 갯녹음 , 포식자 피해 등 여려가지 이유로 울릉도, 독도지역에서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환경 오염 문제가 대황 면적 감소에 심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지역민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중 '백화현상'이라고도 불리는 갯녹음 현상은 여러 원인으로 연안해역이 오염되면서 해조류가 말라 죽어 단단한 탄산칼슘 성분의 무절산호조류가 암반을 뒤덮어 버리는 현상을 말한다.

대황군락을 점령한 성게바다의 포식자자 성게와 불가사리 등에 의해 점차 대황군락이 사라지고 있다.

이로 인한 어촌 피해가 커지자 울릉군에서는 지난 2007년부터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대황 채취금지 기간을 정하고 대황군락 보호에 나섰다.

하지만 이도 역부족. 바다의 무법자 불가사리와 성게 등의 왕성한 번식으로 대황은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으며 거기에 어민들이 쳐 놓은 그물도 대황의 생존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의 대처는 우리 보다 몇단계는 앞서가고 있다.

대황군락 쪽으로 이동중인 성게성게가 대황을 갉아먹기 위해 대황군락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후쿠오카 등 지역에서는 매일 아침 진풍경이 벌어진다. 해남들이 성게를 한가득 채취해 낸다. 이와같은 작업으로 일본은 해조류 보호는 물론 먹거리 개발로 수입을 올리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울릉군은 올해부터 일본의 해양 보호 방법을 응용해 울릉도, 독도 원산지인 대황 자원보호와, 안정적 확보, 바이오산업 활성화를 위한 대황양식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그 성과가 기대된다.

대황군락과 자리돔
대황군락에 은신한 대형전복대황군락에 은신해 있는 대형전복은 대황 등을 섭취한다.
대황군락에서 노니는 볼락
암반에 잘 자란 대황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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