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향토뿌리기업 발굴·육성

경북도와 울릉군은 지난 10일 김남일 경북도 투자유치본부장과 이상용 울릉군 부군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1973년에 개업해 2대째 운영되고 있는 울릉 제일두부(대표 김정권)의 향토뿌리기업 지정 현판식을 가졌다.

□ 향토뿌리기업 27곳 선정

경북도가 오랫동안 지역을 지키며 전통산업을 영위해 온 향토뿌리기업 육성에 발벗고 나섰다.

향토뿌리기업의 사기 앙양을 위해 우선 30년이상 운영중인 장수기업 중 27개소를 '경상북도 향토뿌리기업'으로 선정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부터 국세청,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산업단지공단, 시군의 협조를 받아 30년 이상 운영 중인 기업 400여개를 대상으로 기초자료 조사를 실시했다.

안동 대흥엿방

그 과정에서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로 사라져가는 근대 산업건축물의 보존 필요성과 중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근대 산업유산 조사 작업도 병행실시했다.

100여개로 압축된 향토뿌리기업 및 산업유산 대상에 대해 개별 현장조사와 전문가로 구성된 경북도 향토뿌리기업 및 산업유산 심의위원회를 거쳐 성광성냥을 포함한 모두 31개소(4개소는 중복선정)를 최종 선정했다.

선정된 향토뿌리기업은 양조장 3개소, 정미소 2, 철공소 3, 제재소 3, 식품 7, 섬유 3, 제조 5, 기타 1개소 등이다.

의성 성광성냥

△양조장- 영양탁주합동(설립연도 1926년), 예천 풍양합동양조장(1964), 안동탁주합동(1971) △정미소- 상주 묵상정미소(1956), 김천 송천정미소(1962) △철공소- 안동 대한주물공업㈜(1953), 상주철공소(1955), 안동 영동농기계(1962) △제재소- 영주 대성임업㈜(1971), 안동 경일산업사(1973), 영주 진흥제재소(1973) △식품- 경주 황남빵(1956), 성주 대양제면(1958), 상주곡자(1966), 안동 대흥엿방(1969), 울릉 제일두부(1973), 삼성수산 안동간고등어(1978), 상주 새싹식품(1984) △섬유- 영주 삼화직물(1974), 경산 ㈜미광(1977), 상주 장수직물(1981) △제조- 경주 ㈜노당기와(1940), 고령기와㈜(1953), 의성 성광성냥(1954), 김천합동연탄(1961), 예천 동성연탄(1977) △기타- 의성 경신종묘㈜(1948) 등이다.

경북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업체는 1926년에 설립돼 88년 동안 전통방식의 탁주제조 공정을 지켜온 영양탁주합동(권시목)이다.

상주 묵상정미소

최고(最古) 가계승계 기업은 경주의 ㈜노당기와와 상주 장수직물이 4대째 가업을 승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경북도 산업유산으로 지정된 구미 오운여상은 구미 국가1공단 제1호기업인 코오롱이 1979년에 설립한 실업고이다.

조국근대화의 역군 여성근로자의 주경야독 현장으로서 2000년 폐교이후 현재까지 학교건물이 원형대로 보존돼 살아있는 체험교육장 등으로 활용가치가 높은 산업유산이다.

또 상주주조주식회사는 1928년에 설립된 주조회사로 1985년 폐업이후 현재까지 회사건물이 보존돼 있으며, 우뚝 솟아오른 공장굴뚝이 과거 주조산업의 명성을 대변해주고 있다.

□ 향토뿌리기업 인증·현판식

경북도는 30일 오후 2시 의성 성광성냥에서 김관용 도지사와 김복규 의성군수, 이왕식, 나현아 도의원, 경북도 향토뿌리기업 대표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향토뿌리기업 현판식을 개최한다.

현판식에 앞서 의성군청 회의실에서 경북도 향토뿌리기업 대표 22명이 한 자리에 모여 '향토뿌리기업협의회'를 발족하고, 상생화합과 100년 지속발전 방안 및 협의회 운영에 대해 논의하는 소통의 자리를 갖는다.

이날 행사에는 향토성과 역사성을 간직하며 경북에서 30년 이상 지역경제의 버팀목역할을 해 온 업종별 장수기업 27개소를 '경북도 향토뿌리기업'으로 인증한다.

또 전통산업의 향수가 담긴 근대산업건축물 8개소에 대해서는 '경북도 산업유산'으로 지정한다.

인증서 수여식장인 의성향교에서는 향토뿌리기업 생산품 홍보부스 운영과 함께 도립국악단의 풍물가락과 가야금 연주가 곁들여진 오감만족 행사진행으로 참가자들의 흥을 돋운다.

현판식에 이어 열리는 성냥공장 견학에는 1954년 공장 설립당시 사원이었던 손진국 대표가 직접 안내해 성냥 제조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과거로 가는 타임캡슐을 탄 듯 생산현장의 생생한 모습에 김 지사를 비롯한 향토뿌리기업 대표들도 한 마음으로 전통산업의 보존 필요성을 실감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판식 행사에 때를 맞춰 '경북도 산업유산과 향토뿌리기업'스토리텔링 홍보책자를 발간, 배포함으로써 지역기업 100년 역사의 뜻 깊은 시작을 알린다.

의성 성광성냥은 1954년 설립돼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은 성냥공장이다.

한때 270명이 근무하며 구내식당이 있을 정도로 호황을 누렸던 성광성냥은 80년대 후반부터 난방·취사방식의 변화, 1회용 라이터 대중화 등 문명의 이기로 인한 성냥산업의 쇠퇴와 함께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현재 손진국 대표의 아들인 손학익씨가 직원 9명과 함께 공장운영을 하고 있으며, 불교용품, 광고용 판촉물 주문을 받아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성광성냥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번에 선정된 향토뿌리기업은 대부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기업 내지 소상공인으로 도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 처해있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사업 첫 해인 올해에는 향토뿌리기업 인증을 통해 자긍심을 부여하는 한편 홍보책자 발간 및 언론보도 등을 활용한 홍보사업에 주력 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연차적으로 애로사항 해소를 위한 간접지원 사업을 발굴 추진할 계획이다.

□ 지역 경제성장의 버팀목

김관용 도지사는 "지역 경제성장의 역군이자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향토뿌리기업인의 노고를 치하한다"며 "도가 갖고 있는 역사적 자산과 다양한 콘텐츠를 경북도 향토뿌리기업에 접목시켜 지역경제성장은 물론이고 향토기업 100년의 역사를 써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 정부 첫 번째 국정목표인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가 민생에서 싹 틀수 있도록 향토뿌리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남일 경북도 투자유치본부장은 "향토뿌리기업과 함께 산업사적 가치가 높은 경북도 산업유산을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해 경제 활성화의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경상북도 향토뿌리기업 및 산업유산 지원조례'를 제정해 법적인 지원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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