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호기자의 울릉도·독도이야기(8)

독도에서 만난 그물베도라치.

울릉도·독도 해안은 몽돌로 이루어졌다.

1990년대에는 울릉도·독도 해변의 몽돌 사이에 오징어 뒷다리을 넣으면 어김없이 뱀처럼 괴상하게 생겼고 표면이 미끌미끌한 점액질로 된 물고기가 잡혀 올라왔다.

이 바닷고기를 두고 울릉도 주민들은 검은색은 ‘좃배미’, 밝은색은 ‘질배미’라 불렸다.

수년전 울릉도 오징어축제 때부터 이름을 ‘바다 미꾸라지’로 바꿔 부르며 이를 잡는 대회도 연다.

이 물고기의 정확한 명칭은 ‘그물베도라치’이다.

농어목 장갱이과의 바다 물고기로 바위 밑이나 돌틈새, 조간대(밀물 때에는 수중에 잠기고, 썰물 때에는 수면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곳)의 바위지역에 살며 작은 물고기와 갑각류 등을 먹는다.

독도에서 만난 베도라치.

바위 밑이나 돌 틈새에 살고 있어 ‘쫑당어’, ‘돌장어’라고 불리기도 한다.

제주도에서는 ‘보들레기’, ‘보들막’ 으로 불리며 강장식품 요리 재료로 대접을 받고 있다.

죽으면 몸이 단단해져 꺾기 힘든 나무를 의미하는 ‘긴보오(ギンボオ)’라 부르기도 하며, 구룡포와 일부 바닷가 등지에서는 욕설에 가까운 이름으로도 불리기도 한다.

울릉도 주민들은 베도라치가 죽으면 단단해지는 육질의 특성을 이용해 대형 물고기를 낚는 낚시 미끼로 활용하기도 한다.

겨울과 봄철 사이에 산란하며, 알은 수컷이 보호한다.

울릉도 개발사업과 환경오염 등으로 그물베도라치의 서식지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지느러미 가장자리가 검은색을 띠는 것은 수컷, 암컷은 밝은색을 띤다.

이 때문에 울릉도 주민들은 베도라치를 색깔로 구분해 남녀 성기를 상징하는 첫 단어와 생김새가 뱀 같다고 ‘○○뱀이’, ‘○○배미’로 이름을 붙였다고 추측한다.

베도라치는 특별한 미끼나 낚시도구가 아니더라도 잘 낚이며 과거에는 거의 먹지 않았지만 지금은 쫄깃쫄깃하며 맛이 좋아 횟감, 구이 등으로 인기가 많다.

하지만 최근 그물베도라치가 위기를 맞고 있다.

울릉도 해안가 개발로 인한 몽돌이 점점 사라져 가고, 환경오염으로 인한 서식환경 파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물베도라치는 한때 그 생김새 때문에 울릉 주민들에게 찬밥 취급을 당하기도 했다.

그물베도라치의 보호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울릉도 해변 몽돌 사이와 조하대 부근에는 뱀처럼 이상하게 생긴 ‘질배미’라는 바닷고기가 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