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남억기자

요즘 한수원의 행태를 보면 왜 방폐장이 19년 동안이나 표류했는지 백번 이해가 간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국책사업인 방폐장은 국민 홍보 부족으로 19년간 표류하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경주에 자리를 잡았다.

아무리 방사능 오염 밀도가 낮은 중저준위라고 하지만 방사성 폐기물이긴 마찬 가지다.

그렇게 위험한 핵폐기물을 경주 시민들이 끌어 안을땐 위험을 감수하면서 국가적 차원의 고뇌가 있었고 또 각종 규제에 묶여 낙후돼 가는 경주 경제를 걱정 했을 것이다.

그런데 한수원은 방폐장 입지선정으로 방폐장에 관한 모든 것이 끝났다는 착각을 하고 자신들만의 잔치에 빠져 있다.

방폐장 유치 홍보때는 선거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시민들에게 고개 숙여 애원을 하더니 막상 입지선정이 되자 ‘나 몰라라’하는 식이다.

유치확정 두 달이 지났으나 방폐장 유치의 일등공신인 시민들에게는 추후 일정과 진행 과정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공개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배제시키고 있다는 말이 더 맞을성 싶다.

시민들은 방폐장 유치가 끝난 이후 방폐장에 대한 어떤 정보도 한수원측으로부터 제공받은 적이 없다.

그런 한수원이 시민들의 입막음을 위해 수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선진지 견학이라는 핑계로 유력 인사들에게 외국 여행을 보내주고 있다.

지질조사가 이루어 지지 않아 처분방식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진지 견학은 소위 ‘이빨 센 사람’ 입만 막으면 된다는 전근대적이고 관료적인 발상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지금이라도 한수원은 쓸데없는 곳에 예산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임시 홍보관이라도 지어 방폐장의 안전성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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