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참선수 앞장 분위기 반전, 삼성·전자랜드 효과 '톡톡'

올해 프로농구에서 머리를 짧게 깎고 코트에 나온 팀들이 연달아 연패 탈출에 성공하는 공식이 이어지고 있다.

부진에 빠졌던 서울 삼성과 인천 전자랜드가 나란히 '삭발 투혼'을 불사르며 연패에서 벗어난 것이다.

먼저 머리를 짧게 깎은 쪽은 삼성이었다.

삼성은 8연패 중이던 7일 고양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삭발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선수단 전체가 머리를 짧게 정돈하고 나왔다.

당시만 해도 1승9패로 최하위에 처져 있던 삼성은 더는 질 수 없다는 각오로 코트에 등장해 결국 69-64로 승리했다.

때마침 이 경기에 맞춰 부상 중이던 마이클 더니건이 복귀한 삼성은 이후 5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20일 현재 6승9패로 중위권 순위 싸움에 가세했다.

이날 경기에서 14점, 4어시스트를 기록한 이정석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열심히 하자는 의미로 고참 선수부터 머리를 짧게 했고 후배 선수들도 뒤따랐다"며 "그 결과가 오늘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전자랜드 선수들은 19일 원주 동부와의 원정 경기에 삼성 선수들보다 머리를 더 짧게 다듬고 나왔다.

전자랜드는 이 경기 전까지 3연패를 당하고 있었고 최근 7경기에서 1승6패로 부진했다.

순위도 공동 7위까지 밀린 위기 상황에서 전자랜드는 동부를 84-71로 제압하고 연패 사슬을 끊는 데 성공했다.

12점을 넣은 전자랜드 정병국은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나온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 기분이 두 배로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다음에 또 이런 일은 없도록 해야겠다"며 분발을 다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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